(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은행권이 가장 안전한 외화자산으로 여겨지는 외화예수금 확보에 열을 올리며 외화예금 금리가 지난 1년간 두 배로 이상으로 급등했다.

전세계적으로 달러 수요가 늘며 외화예금 금리의 기준이 되는 달러 리보금리가 급등하는 점도 외화예금 금리가 상승하는 이유다.

10일 연합인포맥스 은행별 외화예금 이자율(화면번호 2231번)에 따르면 9일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 등 국내 12개 은행의 3개월 외화예금 금리는 평균 0.86203%를 나타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10일 0.42580%을 나타낸 데서 두 배 이상 뛰어오른 수준이다.







<1년 전(왼쪽)과 9일(오른쪽) 은행별 외화예금 이자율>

은행들의 외화예금 금리가 1년새 두 배 이상 껑충 뛴 것은 유럽발 재정위기로 안전자산 선호가 심화되며 외화차입과 외화채 발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은행권 외화조달은 크게 외화차입과 외화채, 외화예수금으로 이뤄진다.

유럽연합(EU) 붕괴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재정위기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외화차입과 외화채 발행은 난항이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은행들은 이에 따라 외화차입과 외화채 발행 뿐 아니라 외화예수금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은행권 조달자금 중 외화예수금 평균잔액은 38조81억원으로 2.18%의 비중을 나타냈다. 이는 1~6월의 2.13%보다 0.0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반면에 외화차입금과 외화채의 1~9월 비중은 각각 4.65%와 4.07%로 1~6월보다 각각 0.02%포인트와 0.04%포인트 감소했다. 외화차입과 외화채 발행이 어려워지며 비중이 감소한 반면 은행들이 외환부문을 강화하며 외화예수금은 증가한 것이다.

달러 '원가'라고 할 수 있는 달러 리보금리가 급등하면서 외화예금 금리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리보금리(화면번호 6421번)를 보면 전일 3개월물 달러 리보금리는 0.58050%으로 1년 전의 0.30313%보다 0.27737%포인트 올랐다.







<지난 1년간 달러 리보금리 추이>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외화채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사무라이채 발행여건 악화로 올해 발행이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커미티드 라인(마이너스 통장 성격의 단기외화차입) 역시 다른 나라 은행들도 상황이 좋지 않아 기존 라인을 관리하는 수준에 머무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리보금리가 오른 데다 다른 외화조달 수단이 변변치 않아 외화예금 금리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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