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한국투자증권은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해소 비용이 최소 8천억원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훈 연구원은 14일 분석보고서를 통해 "최근 경제민주화의 핵심 이슈로 부각된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가 실제 이뤄질 경우 그 영향은 그룹별로 크게 차이가 날 것"이라며 "순환출자 해소에 현대차그룹은 7조1천억원이 필요하지만, 삼성그룹은 비용이 최소 7천968억원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의 3개 회사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삼성의 순환출자를 없애는 방법을 크게 2가지로 요약했다.

첫 번째는 2개 회사(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I)가 소유한 2개 회사(삼성생명과 삼성물산)의 지분을 처분하는 방안으로 그 비용은 4조5천18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두 번째는 3개 회사(제일모직, 삼성SDI, 삼성전기)가 보유한 2개 회사(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지분을 처분하는 방안으로 1조3천428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두 번째 방안은 매각해야 하는 삼성물산과 에버랜드 지분 가치가 각각 7천968억원, 5천460억원이지만 이중 에버랜드 지분은 굳이 삼성의 계열사나 오너 일가가 다시 인수하지 않아도 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에버랜드에 대한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46%에 달하기 때문에 경영권 안정화 차원에서 추가 지분을 반드시 매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따라서 현실적으로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비용은 삼성물산 지분 매입에 필요한 7천968억원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또, 순환출자 해소 시 관심 있게 지켜볼 회사로는 상당한 현금을 유입하게 될 삼성SDI와 지배구조 측면에서 중요성이 부각될 삼성물산을 꼽았다.

삼성SDI의 경우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과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통해 현재 시가총액(6조6천287억원)의 14.8%에 해당하는 9천788억원의 현금 유입으로 성장동력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에 대한 계열사와 대주주 지분율이 13.8%에 불과하기 때문에,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삼성그룹 내에서 어떻게든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자 계열사가 매입 시 또 다른 순환출자가 형성되고, 금융 계열사는 현행법상 5% 이상 초과해 취득할 수 없다"며 "따라서 삼성물산 지분을 대주주가 직접 사들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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