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서울채권시장은 전일 강세 폭이 컸던 데 따른 숨고르기 양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다시 레인지에 갇힐 가능성이 있다.

전일 국고채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은 6.5bp, 5년물은 9bp, 10년물은 8.8bp 하락했다. 3월 초부터 3월 미 금리인상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금리가 빠르게 올랐는데, FOMC 불확실성 해소라는 재료가 금리 레벨을 2월말 수준으로 되돌려놓았다.

외국인은 금리 하락을 일부 차익실현으로 삼은 듯하다. 이들은 국고채 10년 지표물인 16-8호를 2천78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10년물 금리가 9bp 가까이 하락한 것이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있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최근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움직임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중국계 자금 이탈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의 국내채권 보유액은 19조원 가량으로 전체 외국인 보유 원화채권의 18% 정도를 차지한다. 외국인의 장기물 매도는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외국인 현물 매도와 달리 선물시장에서는 숏커버가 큰 규모로 유입됐다. 이들은 3년 국채선물을 하루 동안 2만3천계약 넘게 사들이면서 강세장을 이끌었다. 최근 열흘동안 꾸준히 매도했던 규모인 6만계약 중 1/3을 다시 사들인 셈이다. 10년 현물 매도라는 약세 재료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최근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포지션이 누적순매도로 돌아서는 등 급격하게 숏포지션을 취했던 것의 되돌림 성격으로 볼 수 있다. 10년 국채선물도 5천계약 넘게 사들이면서 전일 강세장에 기름을 부었다.

3년 국채선물은 갭 업 하면서 60일 이동평균선을 가볍게 뛰어넘었고, 10년 국채선물도 60일 이평선까지 올라왔다. 수급선으로 불리는 60일 이평선인만큼 당분간 레벨 공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올해 들어 금리 추이가 완만하지만 우상향의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강세는 되돌림 차원에서 인식해야한다는 참가자들이 여전히 많다.

전일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10년물은 4.81bp 상승한 2.5404%로 다시 2.5%대로 진입했다. 당분간 미국채 10년물 금리도 2.40~2.60% 사이의 레인지 등락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 기관이 많다.

전일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했다. 9명 위원 중 8명이 금리 동결에 찬성했으며, 크리스틴 포브스 위원은 물가 안정을 이유로 25bp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등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앞서 일본은행(BOJ)은 금리목표수준을 동결하고 경제판단도 유지하는 등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을 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통화정책회의가 끝나면서 채권시장의 관심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쏠릴 것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G20 회의에서 한국과 중국 등에 통화절하 경쟁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호 부총리는 독일시간으로 이날 므누신 장관과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29.7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환시 현물 종가(1,132.00원) 대비 2.05원 내린 셈이다.

다우존스 지수는 15.55포인트(0.07%) 하락한 20,934.55에 거래를 마쳤다.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센트(0.2%) 하락한 48.75달러에 마쳤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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