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채권시장은 장기물 흐름이 채권시장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고채 10년물 입찰과 금주 국고채 50년물 발행이 예정돼 있다.

대외 변수는 채권시장에 우호적이다. 미국이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단기적으로는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미국의 3월 금리인상 이슈에 가려졌던 국제유가 하락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 8일 5% 넘게 급락한 후 배럴당 50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에 물가상승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센트(0.06%) 상승한 48.78달러에 마쳤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4%, 5~10년동안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2%로 조사돼, 조사가 시작된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국제유가 약세를 반영해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 전망치가 낮게 나온 것도 채권 강세에 영향을 줬다. 전일 대비 3.88bp 하락한 2.5016%, 2년물은 1.14bp 낮은 1.3249%에 마쳤다.

물가 상승압력은 낮아졌지만, 미 경제지표는 개선 흐름이 이어졌다. 2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보합이었지만 제조업생산은 0.5% 상승하면서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월 경기선행지수는 0.6% 상승한 126.2를 나타냈다. 3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는 97.6으로 전월 96.3보다 높아졌다.

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G20)의 공동선언문에서는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내용이 미국의 주장으로 제외됐다.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G20에 참석했던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면담하고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와 환율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환율조작국 지정은)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대비책 마련을) 해야한다"며 "안 가본 길은 아니다. 다시 가보고 싶지 않을 뿐이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G20 이후 환율 움직임과 외국인의 채권 매매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질 경우 달러-원 환율이 하락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외국인의 매매동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예정된 국고채 10년물 입찰 결과가 채권시장의 심리를 확인할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지난주 외국인이 10년물을 순매도했기 때문에 이들이 입찰에 들어올지도 확인해야 한다. 전 거래일 국고채 10년물은 2.167%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대비 91.7bp 높은 수준이다. 고점 대비로는 18bp 가량 하락하면서 이전보다 가격메리트가 떨어졌다. 국제유가 하락과 물가 상승 기조가 둔화할 가능성 등 장기물 호재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0.40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환시 현물 종가(1,130.90원) 대비 0.25원 내린 셈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93포인트(0.10%) 하락한 20,914.62에 거래를 마쳤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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