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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주간전망)

작년 말, CEO 대상으로 강의하던 중 씁쓸한 경험을 했다. 나는 “2017년 달러-원 환율이 대체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가 어떤 분의 질문에 내내 시달렸다. 그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환율은 당연히 오를 텐데,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면서 내 이야기를 들으려하지 않았다. 하긴 당시(2016년 12월) 환율이 1,200원을 넘보았으니 그런 주장도 나올 법했겠다. 석 달이 지난 지금, 환율은 오르기는커녕 1,130원 아래로 추락할 참이다. 물론 올해도 한참이나 남았으니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다만, 나로서는 “달러 금리가 인상되면 환율은 당연히 오를 것”이라는 그의 생각이 이제라도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금융시장에 “당연히”라는 게 어디 있는가!

지난주에 말했듯, 달러 금리가 올랐건만 달러-원 환율은 되레 큰 폭으로 추락했다. 어차피 금리 인상은 알려진 악재. 환율이 ‘당연히(!)’ 오르지 않은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결국 시장은 기존의 추세를 이어갈 공산이 높다. 지금까지의 추세라면 의당 하락세일 수밖에 없다.

기술적분석의 결과 역시 다르지 않다. 일목균형표는 예나 지금이나 구름 아래의 하락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살짝 반등을 모색하였던 RSI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보조 지표들은 다시 아래로 돌아섰다. 특히 달러 금리 인상을 결정한 FOMC 회의를 전후하여 달러-원 차트에 커다란 하락갭이 형성되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일단 하락갭이 만들어졌으니 ‘갭은 채워진다’는 법칙에 따를 때 환율은 반등할 공산은 있다. 다만 이번에 형성된 하락갭(1,143원~1,133원이므로 10원이나 된다!)이 워낙 넓은 터. 이것이 다 메워진다고는 예상하기는 어렵다. 결국 환율은 갭 중간의 어디에선가 반등이 저지될 것이고 그러면서 재차 하락할 운명이리라 예상된다.

사실 추세가 워낙 또렷한지라 새삼스럽게 분석이고 뭐고 할 것도 없다. 추세에 따르는 일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기에 나로서는 같은 말을 반복한다. “오르면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팔고 싶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모든 기술적분석 기법에는 약점이 있다. 당연하다. 세상에 완벽한 기법이라는 것이 어디 있을까? 그런데도 우리가 기술적분석에 의존하는 이유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얻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볼린저밴드도 장, 단점이 분명하다. 밴드 안에서 주가의 위치를 살펴 시장의 과열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는 점은 아주 좋은 특징이지만, 반대로 주가가 밴드에 바짝 붙어서 같이 움직일 때에는 종종 잘못된 신호를 내어 섣불리 매매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 볼린저밴드의 두드러진 약점이다.

요즘 코스피지수가 바로 그 짝이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밴드 상단에 근접하면 ‘과열국면’으로 되어 매도신호로 인식된다. 그런데 향후의 달러 금리 인상이 과격하지 않으리라는 전망 덕택에 ‘안도 랠리’가 펼쳐지면서 지수는 볼린저밴드 상단에 아예 붙어버렸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주식을 팔아야 할까? 아니다. 그렇지 않다. 앞서 설명하였듯 이것이 볼린저밴드의 약점인데, 자칫 여기서 속으면 곤란하다.

볼린저밴드는 20일 이동평균선을 중심으로 상하 표준편차 2배의 범위로 만들어진다. 통계학 이론에 따른다면 변수가 표준편차 2배를 벗어나 움직일 확률은 2.5%에 불과하다. 그러기에 주가가 밴드에 근접하면(이를 넘어갈 확률은 낮으니) 과열 국면으로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주가가 밴드를 넘어서거나 혹은 밴드에 붙어서 같이 움직이면 해석이 달라진다. 2.5%의 낮은 확률조차 이겨낼 정도로 시장의 추세가 강력하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과거 차트를 뒤져 보아도 결론은 같다. 실제로 위쪽밴드에 붙어서 같이 움직일 때 주가가 상승 폭을 더 늘렸던 사례는 쉽게 발견된다.

매수세가 꾸준히 들어오고 주가가 더 오를 공산이 높은데도 서둘러 팔아버리는 것은 수익을 아예 ‘걷어차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추세에 순응하면서 잠자코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다. 어떤 독자분이 “증권ETF를 보유하고 있는데 언제 팔아야할지” 문의하셨는데, 그 대답도 동일하다. 추세가 이어지는 한, 보유하는 것이 합리적이겠다. 대체 언제, 어디까지 오를까? 그건 나도 알 수 없다. 다만 지난주에도 주장하였듯 직전고점 2,189(2015년4월)이 그다지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덧붙인다면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2,231(2011년4월)를 넘기는 일도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겠다.

달러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은 사라졌는데, 이제 무얼 더 걱정하겠나!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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