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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칠면조 한 마리에게 사료를 준다. 수줍은 이 동물은 머뭇거리면서 생각한다. “이 인간이 왜 나에게 사료를 줄까? 뭔가 꿍꿍이 속셈이 있을 게야.” 다음 날에도 그 인간은 칠면조에게 사료를 준다. 그 다음날에도, 또 다음날에도 어김없이 칠면조는 사료를 얻어먹는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면서 칠면조의 생각은 확실해진다. “그렇지. 이 인간이 나를 좋아하는 것이 틀림없어!”

농부가 자신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던 칠면조는 추수감사절 식탁에 오르기 직전에야 비로소 사료의 의미를 깨닫는다. 논리학 용어를 빌려 말한다면 칠면조는 ‘귀납법의 오류’에 빠진 것이다. 그저께도 그랬고, 어제도 그랬으며, 오늘도 그랬으니, 내일도 분명히 그럴 것이다... 이것이 귀납법인데, 여기에는 분명히 허점이 있다. 과거야 어떻든 미래에 단 한 번이라도 그렇지 않는다면 논리는 와르르 무너지고 만다.

칠면조 이야기는 18세기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이 귀납법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든 사례이다(그는 ‘칠면조’가 아니라 ‘거위’를 예로 들었다만 여하간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과거에 통했다고 하여 그게 앞으로도 통한다는 보장은 없는 법. 귀납법이 만능은 아니다. 이와 비슷한 예로 ‘블랙 스완’도 있다. 수백만 마리의 백조를 조사하여 그들이 죄다 희다는 것을 밝혀내도 ‘백조는 희다’는 주장은 진리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단 한 마리의 검은 백조만 나타난다면 그것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되어버린다.

그런데 이처럼 “귀납법의 오류를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하고는 있으나, 현실에서 우리는 수많은 귀납법의 오류에 노출되어 있다. 어제도 동쪽에서 해가 떴고, 오늘도 동쪽에서 해가 떴으니, 내일도 의당 동쪽에서 해가 뜨리라고 예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그런 경험법칙이 아니라면 대체 우리는 무엇을 근거로 앞날을 전망하거나 혹은 사리 사물을 판단해야 할까?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그런지라 오류가 있을지언정 귀납법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겠다.

차트도 같다. 기술적분석은 애당초 귀납법의 논리에서 출발한다. ‘예전에 이동평균선이 골든크로스를 나타낼 때 주가가 크게 올랐기에, 이번에도 골든크로스가 나타났으니 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것이 기술적분석에서의 판단근거이다.

언뜻 그럴듯하지만, 그럼에도 기술적분석은 종종 틀린다. 주인이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하였던 칠면조가 추수감사절에 통구이 신세가 되었듯, 과거의 패턴이 되풀이되리라 확신하였던 우리는 시장이 차트를 배반할 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톨스토이가 그의 명작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실토하였듯 인간에게는 앞날을 내다보는 능력이 없는데, 그럼에도 우리는 무언가 앞날을 예상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미래를 예상할 수 있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러니 다소 부족하더라도, 또한 ‘귀납법의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번연히 알면서도, 기술적분석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그게 아니면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웰컴 백! 휴가에서 돌아왔다. 한 주일이었지만 그래도 일요일 저녁에 골머리를 싸매어가며 원고를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나는 ‘휴가’라고 하면 그동안 묘한 징크스가 있었다. 내가 휴가만 가면 어김없이 시장에 큰 변화(주로 폭락)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내 글을 오래 읽은 독자 중에는 내가 그런 일을 미리 알고 일부러(입장 곤란할까봐) 휴가를 핑계 삼아 도망가는 것이라고 억측(?) 하는 분도 있다. 물론 전혀 사실이 아니다만.

여하간... 이번에도 징크스라면 징크스가 또 나타났다. 다만 폭락이 아니라 폭등이다. 내가 휴가간 사이에 주가가 꽤 올랐다. 1,850을 넘어서지 못하던 코스피지수가 1,950을 자랑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동안 나는 일목균형표에서 코스피지수가 구름 아래로 처박혀 있다는 것을 이유로 하여 시장은 내내 하락세라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내가 잠시 휴가로 비운 사이에(설마 일부러, 혹은 징크스가 작용하여 그렇기야 하겠냐만) 시장의 상황이 이전과 완전히 바뀌었다. 코스피지수는 당당하게 구름 위로 올라섰고, 아울러 후행스팬이며 전환선, 기준선 등등도 죄다 상승 일변도로 바뀌어버린 형편이다.

앞서 이야기하였던 귀납법의 논리에 따를 때, 주가가 일단 구름 아래로 내려섰다면 내내 하락세로 이어지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었다. 따라서 확률적으로 말하더라도 당시에는 하락세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으니 앞날에 대한 예상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일단, 전반적인 추세는 상승세로 돌아섰음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일목균형표 등이 완벽한 증거이다.

그러기에 전략은 의당 ‘매수’일 수밖에 없다, 다만, 지금이라도 사느냐 아니면 조금 기다릴 것이냐... 즉 타이밍의 문제가 제기되는 정도 - 그리고 내 입장을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당장 매수하기보다는 조금 기다리는 편이 좋겠다는 쪽이다.

두 가지의 이유다. 첫 번째의 이유는 일목균형표 이론에 의할 때 주가가 구름을 돌파하고 나서 곧장 상승세로 날아가기보다는 구름의 지지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또 다른 이유는 스토캐스틱이나 RSI 등과 같은 단기지표들이 과열권에 머물러 있어서 추가적인 상승보다는 약간의 조정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목균형표에서 주가가 구름을 돌파한 연후에 곧장 날아가지 않고 주춤거리면서 구름의 지지를 확인한다는 것은 결국 주가가 조정을 나타내며 구름 언저리까지 되밀린다는 뜻이다. 전체적인 추세가 상승세이고 전략이 궁극적으로 ‘매수’라고 한다면 결국 이때가 바로 매수의 타이밍이 되겠다.

지난 금요일(8월17일) 기준으로 구름의 상단은 1,888이고, 전환선은 1,922선에 걸쳐 있다. 대략 그 언저리가 지지선으로 작용하리라 예상된다. 매수 시기도 지지선 부근에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사.

(달러-원 주간전망)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84.102까지 치솟으며 내내 상승세만을 이어갈 것 같던 해외 시장에서의 달러도 슬슬 더위를 먹는가보다. 오름세가 주춤거리더니 급기야 구름 상단에 걸리는 양상이다. 아직은 구름 상단의 지지를 받고 있고, 구름 위쪽에 있으니 글로벌 시장에서의 달러는 여전히 상승세라고 말할 수는 있으나... 아무래도 좀 위태위태하다.

더구나 달러의 고점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데도 'StochRSI' 혹은 'Qstick' 같은 단기지표들은 여전히 지금을 ‘바닥’이라고 말하고 있지 않으니 해외 시장에서의 달러 가치는 더 하락할 공산이 높다.

그렇다면,... 달러-원 환율의 방향은 쉽게 예상이 된다. 아래쪽이다. 물론 과거의 경우, 해외시장에서 달러 인덱스가 강세를 나타내어도 달러-원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던 터. 그러기에 반드시 달러 인덱스의 방향과 달러-원의 움직임이 일치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현재로서는 하락할 공산이 유력하다. - 전반적인 추세가 하락세라는 뜻이다.

덧붙여서, 달러-원의 추세가 하락세라는 증거는 차트 여기저기에서 쉽게 발견된다. 일목균형표에서 환율이 구름 아래를 내내 헤매는 것도 하락세라는 증거이고, MACD, RSI 등의 보조지표, 그리고 최근 내가 언급한 아룬(아! 매주 새로운 기술적지표를 소개하겠다고 하였는데... 다음 주부터 다시 시작할 작정이다. ) 등도 여전히 하락을 말하고 있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고점에서 주춤거리면서 약간의 조정기미를 드러내고 있듯, 달러-원의 경우도 내내 하락세로만 이어지다가 이번 주에는 조금이나마 조정, 반등의 조짐은 나타내고 있다. 파라볼릭에서 단기추세가 바뀌었고, 단기지표인 스토캐스틱 역시 매수를 말하고 있다.

약간의 반등이 나타난다면, 기준선이 걸쳐있는 데다 심리적 저항선으로서의 역할도 기대되는 1,140원이 목표치이다. 물론 전략은 ‘셀 온 랠리!’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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