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이 폭염이 한창이던 8월 초 남몰래 봉사활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국민은행이 대출서류 조작 등으로 물의를 빚자 민 행장이 자숙하는 차원에서 휴가를 반납하고 봉사활동을 한 것이다. 특히 '봉사활동=생색내기'라는 오해를 우려해 외부에도 알리지 않았다.

21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민병덕 행장은 지난 6일부터 2박3일 동안 여름휴가 대신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에 위치한 6ㆍ25 참전용사의 주거지 환경개선 공사 작업에 참가했다.

봉사활동에는 민 행장과 사회협력지원부서 직원 등 6명도 함께했다. 민 행장은 인근 군부대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참전용사 집을 짓는 공사에 도움을 보탰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불볕더위 속에서도 에어컨이 없는 군부대에서 숙식을 하며 행장이 직접 건설 자재들을 나르는 등 공사를 도왔다"며 "직원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민 행장은 지난 17일 봉사활동을 한 참전용사 집의 준공식 행사에도 참석해 공사가 잘 마무리됐는지 확인했다.

민 행장의 이번 봉사활동은 지난달 29일 비상대책회의에서 임원들에게 "휴가를 반납하고 자숙하는 차원에서 사회봉사활동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실천에 옮긴 것이다.

특히 그는 외부에서 생색내기라고 오해받을 수 있다며 봉사활동이 알려지지 않도록 특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은 아파트 중도금 대출 서류를 은행원이 고객 동의를 받지 않고 조작한 사실이 적발돼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에 민병덕 행장은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소비자보호실을 금융소비자보호부로 승격하고 담당 직원도 기존 17명에서 30여 명으로 늘렸다. 또한, 경영진과 부점장들이 모여 고객 중심의 정도경영 실천 선언식을 갖고 불완전한 업무처리로 저하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중도금 대출이 남아 있는 880개 아파트 단지 서류 10만 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자마자 900여 건의 조작사례가 새로 드러나는 등 신뢰 회복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태다.(산업증권부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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