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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여우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고슴도치는 하나의 큰 것을 알고 있다" 기원전 7세기 그리스의 시인 아르키로고스(Archilochos)의 말이다. “서정시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되는 시인의 말답게 해석이 좀 어렵다. 사람마다 엇갈릴 수는 있으나 대체로 “여우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온갖 방법을 알고 있지만, 고슴도치가 털을 바짝 세우는 하나의 수단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거칠게 표현하여 ‘똑똑한 것 하나만 알면 된다’는 의미이겠다.

주식에도 바로 적용된다. 이것저것 많은 것을 종합 분석할 필요 없다. ‘추세’ 하나만 보고 거래하여도 충분하다. 상승추세면 사고, 하락추세면 파는 전략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 내가 내내 주장하는 것도 그런 취지이다. 지난주에도 지적하였듯 추세가 상승세인데 걱정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그래도 주가가 연일 상승하여 요즘처럼 ‘연중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이라면 사람들은 내심 불안감을 느낀다. 혹시 지금이 꼭지가 아닐까 걱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가가 갑자기 후다닥 추락하지는 않는다. 항시 무언가 ‘조짐’을 만든다. 그걸 포착하면 그때 가서 행동을 취해도 늦지 않다. 나는 일목균형표에서 전환선이 하향 추세로 바뀌든가, 나아가 기준선과 전환선이 서로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야만 추세전환 여부를 살펴본다.

참고로, 이번 주에 코스피가 2,133 이하로 내려서야 비로소 전환선의 방향이 아래쪽으로 기울며, 지수가 더 하락하여 2,072 아래로 처박혀야 기준선과 전환선이 역전된다. 지난 금요일의 종가가 2,168이니 2,133 혹은 2,072는 꽤 멀다. 당장에 추세전환을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물론 주가가 항상 올라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내릴 때도 있다. 지금이 바로 그렇다. 그동안 주가가 상당히 올랐으니 이번 주 만큼은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충분히 엿보인다. 당장 기술적지표들이 신호를 내고 있다. RSI는 그동안 내내 70선 위쪽에 있었는데 금세라도 아래쪽으로 내려설 참이며, 단기지표인 스토캐스틱은 지난 목요일(3월 23일)에 진즉 ‘단기매도’ 신호를 발령했다. CMO며 RVI처럼 내가 즐겨 참고하는 지표들 역시 같은 상황이다.

다만, 글 첫머리에서 주장하였듯 추세가 뚜렷하니 좌고우면(左顧右眄) 고민할 필요는 없겠다. 주가가 밀릴수록 좋은 주식을 싸게 살 기회이니 말이다.

(달러-원 주간전망)

작년 말 혹은 올해 초에 내가 “달러 환율이 내릴 것”이라고 주장하였던 것은 복잡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돌렸기 때문이 아니다.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1,200원은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케인스가 말한 동물적 충동(Animal spirit),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내 말대로 환율은 내렸고, 이제는 1,100원을 눈앞에 둔 시점이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동물적 충동을 또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 이번에는 “1,100원은 과도하다”는 생각이다. 왜 1,100원인지 뚜렷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도 작년에 환율이 무시로 1,100원 이하를 기록하였으니 올해에는 반드시 1,100원이 지켜져야 한다는 법은 없다. 게다가 현재의 달러-원 추세는 명명백백 하락세. 따라서 지금처럼 환율이 밀리면 금방 1,100원도 무너질 수 있다. 1,090원 혹은 1,080원 이하로 내려간다 하여 이상할 것 없다. 다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설령 단기적으로 1,100원 밑으로 내릴 수는 있겠지만 하락위험(downside risk)은 크지 않을 거라는 주장이다.

달러-엔 차트를 한번 보자. 달러-엔 역시 하락세인 것은 분명하다. 고점 118.65(작년 12월 15일)에서 내내 밀리고 있으며 일목균형표 구름마저 무너뜨린 형편이다. 하지만 주간기준 일목균형표로는 사정이 다르다. 100 언저리를 바닥으로 하여 상승세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기준-전환선의 배치며 구름 등 모든 면에서 장기적인 추세는 결코 하락세가 아닌 것이다. 단기적으로 밀리고는 있으나 이미 ‘대세’는 바뀌었다고 판단된다.

만일 그렇다면, 즉 달러-엔이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면, 이런 형편에 달러-원이 홀로 독야청청 하락세(=원화 강세)를 이어갈 수는 없을 게다. 한계가 당연히 있을 것이라는 말이 된다. 달러-엔 주간기준 일목균형표에서 구름은 매우 두터운데, 지지선의 역할을 하는 구름 하단은 106선에 걸쳐있다. ‘반드시’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100엔=1,000원은 ‘대체로’ 시장에서 편안한 수준으로 인정받는다. 따라서 달러-엔에서 106 언저리가 최종 지지선이 된다면, 달러-원에서는 1,060원 부근이 최종 지지선이 되겠다. 물론 상당 부분 주먹구구인 것은 인정하지만 개략적으로 최대한의 하락목표를 산출할 수 있겠다.

명색 ‘주간’전망인데 좀 멀리 보고 말았다. 이번 주 전망을 간략하게 살핀다. 나는 코스피의 조정을 예상하고 있는데(그 때문이어서는 아니다), 달러-원 차트에서도 단기 조정신호가 감지된다. RSI, 스토캐스틱 등이 바닥에서 살짝 올라서고 있다. 그러기에 환율은 이번 주에 약간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래보았자 ‘대세’를 바꿀 정도는 아니겠다만. 전환선이 걸쳐있는 1,132원, 그 위로 기준선 1,140원을 각각 1, 2차 반등목표로 삼고 싶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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