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미국시간) 미국 국채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성장정책 실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으로 채권 매도, 주식과 달러 매수를 말하는 '트럼프 거래'가 되돌려지면서 올랐다.

달러화는 '트럼프케어'의 의회 상정 철회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안 등 친성장정책이 실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로 내렸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세제개편안 등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으로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뉴욕유가는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연장 불확실성에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건강보험 개혁안인 '트럼프케어' 의회 통과 불발로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통과에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해 트럼프케어의 두 차례 하원 표결을 연기한 뒤에 아예 의회 상정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케어와 마찬가지로 감세와 인프라투자 확대 등 친성장정책의 의회 통과도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케어의 실패 후 내놓을 세제안에 대해서 논평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세제안 목표 시기를 8월로 보고 있지만, 주요 개혁을 위해서는 의견이 일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여러 집단이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고 정책은 여러 중요한 문제에 대한 의견이 합의되는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관찰 지역 제조업체들의 활동지수는 하락했지만, 확장세를 지속했다.

댈러스 연은에 따르면 3월 기업활동지수가 전월 24.5에서 16.9로 내렸다.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이날 연설에 나선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찰스 에번스 총재는 올해 네 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에번스 총재는 경제 호조와 성장률 개선, 근원 물가 상승이 나타난다면 연준이 올해 금리를 네 차례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세제개편안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주목한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74포인트(0.22%) 하락한 20,550.9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39포인트(0.10%) 내린 2,341.5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63포인트(0.20%) 오른 5,840.37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8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2011년 이후 가장 긴 기간 하락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건강보험 개혁안인 '트럼프케어' 의회 통과 불발로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 폭을 줄였다.

'트럼프케어' 실패 후 백악관이 세제안 시행에 대해 의지를 보인 점이 지수의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이 0.7%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금융과 산업, 부동산, 유틸리티, 에너지 등이 내렸고 헬스케어와 소재, 기술 등이 올랐다. 업종별 등락 폭은 1% 미만이었다.

시장은 '트럼프케어' 의회 통과 불발에 따른 실망에도 새 정부의 정책 기대를 이어가며 경제지표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 연설 등을 주목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시장에는 '리플레이션 거래'가 나타나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왔다.

'리플레이션 거래'는 통화팽창이나 재정 부양 정책에 수혜를 입는 증권에 투자하는 것으로 투자자들은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 정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의회 장악력을 보여줄 첫 시험대였던 '트럼프케어'가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다른 정책 단행도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지난주 시장 '공포지수'도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24일 한때 올해 들어 처음으로 14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도 VIX는 장 초반 14를 상회했지만, 장중 하락 전환해 장 마감 무렵에는 전 거래일 대비 3.09% 내린 12.56을 나타냈다.

VIX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시장 불안이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증시가 앞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스냅챗의 모기업인 스냅의 주가는 골드만삭스와 RBC 등 일부 투자회사들이 첫 투자의견을 '매수' 혹은 '비중확대'로 제시한 영향으로 4.7% 상승했다. 반면 JP모건은 스냅의 투자 분석을 시작하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장 초반 시장 참가자들이 트럼프의 정책이 시장 기대대로 단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세금 삭감 등 정책에 대한 낙관론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대한 논의가 다시 나올 때까지 시장은 경제지표를 주목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월과 7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46.5%와 47.2% 반영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성장정책 실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으로 지난해 미 대선 이후 등장했던 채권 매도, 주식과 달러 매수를 말하는 '트럼프 거래'가 되돌려지면서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3bp 내린 2.373%에 거래됐다. 한때 한 달래 최저치인 2.348%까지 밀렸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bp 하락한 2.979%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5bp 내린 1.253%에서 움직였다.

국채가는 트럼프케어의 실패 여파로 안전자산인 유럽 국채가가 오른 데다 뉴욕증시와 달러화가 하락하는 등 트럼프 거래가 되돌려지면서 상승 출발했다.

지난주 국채가는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인 트럼프케어의 의회 통과 불확실성으로 상승했다.

웰스스트래지스앤드매니지먼트의 토마스 바이른은 트럼프 거래는 국채 강세와 신용물 약세로 채권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있다며 채권 약세론자들은 트럼프가 카리스마 하나로 의회에서 정책을 무난히 통과시킬 것이라는 점을 가격에 반영해왔다고 설명했다.

바이른은 공화당은 중도, 주류, 보수 등 세 갈래로 나뉘었다며 보통보다 약간 높은 인프라투자와 미지근한 세제개편, 규제 완화 등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의 친성장정책 시행 기대감을 절반으로 낮췄다며 앞으로 1~2년간 장기물 미 국채수익률이 오른다고 여전히 믿지만 10년물의 3.0% 수준은 현재 확실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뉴욕증시와 달러화가 낙폭을 줄인 데다 오후 예정된 2년물 국채입찰 부담으로 국채가는 오름폭을 낮추기 시작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2년물 입찰이 호조를 보인 영향이 상쇄돼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백악관의 세제안 발언으로 뉴욕증시가 낙폭을 줄이고 일부 반등한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의 매파 발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260억 달러어치의 2년 만기 국채를 연 1.261%에 발행했다. 입찰 전에는 1.26%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73배로, 지난 6번의 입찰 평균 2.64배를 웃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도 53.6%로 지난해 2월 이후 최고치였다. 직접 낙찰자들의 낙찰률은 10.8%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2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미 국채가 돋보였다며 다만 이번 주 주로 단기물 국채가 공급돼 단기물 가격이 장기물보다 상승 폭이 작았다고 설명했다.

미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찰스 에번스 총재는 경제가 "정말로 날아오르고, 계속해서 성장률이 높아지고, 근원 물가가 진짜로 오른다"면 연준이 올해 금리를 네 차례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번스는 동시에 불확실성이 경제 전망에서 커진다면 올해 두 차례 인상은 "적절한 숫자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투표권이 있다.

에번스는 트럼프케어가 실패한 것은 불확실성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세제안이 예상되지만 많은 구체적인 내용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케어의 실패는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도 영향을 줬다.

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주의 54%에서 48.5%로 낮춰 반영했다. 올해 최소 2차례에 걸쳐 추가 인상을 할 가능성도 55%에서 52%로 감소했다.

포렉스닷컴의 애널리스트인 파워드 래젝제이다는 트럼프 정부가 정책 집행을 하면서 직면하게 될 여러 난제로 "연준이 시장이 예상하는 것처럼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TD증권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머니 매니저들도 지난 21일로 끝난 주에 국채선물 순매도액을 전주의 890억 달러에서 740억 달러로 줄였다.

일부 전략가들은 트럼프의 세제안에 다시 기대를 걸었다.

모건스탠리운용의 짐 카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핵심은 세제안이 어떻게 될 것인가이다"며 "이 점이 투자자들에게 주요 이슈이다"라고 말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지난주 '트럼프케어'의 의회 상정이 철회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안 등 친성장정책이 실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로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6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1.19엔보다 0.58엔(0.52%) 낮아졌다. 한때 110.08엔까지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86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793달러보다 0.0071달러(0.65%) 올랐다. 장중 1.0905달러까지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0.18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0.00엔보다 0.18엔(0.14%) 상승했다.

달러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정책 기대감이 줄어든 영향으로 엔화에 하락 출발했다.

앞서 아시아장에서부터 달러화는 110엔대로 접어들었다. 트럼프케어 철회 후 트럼프 정부가 세제안을 내놓겠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이마저도 의회 통과가 쉽지 않다는 우려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이는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외환 전략가들은 달러화가 108.20엔까지 밀릴 여지가 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의 매파 발언이나 경제지표 호조가 확인돼야 달러화 하락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은 달러화 하락이 멈춰지려면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나 연준의 매파적인 발언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화는 트럼프케어 철회 영향에다 독일 경제지표 호조로 달러화에 올랐다.

독일 기업들의 경기 신뢰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지난 2011년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 뮌헨에 있는 Ifo 경제연구소는 약 7천 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환경지수(BCI)가 3월에 112.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조사한 전문가 전망치인 111.0을 웃돈 결과로, 2011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욕증시가 하락 개장 후 낙폭을 줄이자 달러화도 엔화에 대한 낙폭을 따라 줄였다. 유로화도 달러화에 오름폭을 소폭 낮췄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백악관의 세제안 발표 소식과 연준 위원의 발언에 주목하며 엔화에 낙폭을 더 줄였다. 유로화는 별로 움직이지 않았다.

포렉스닷컴의 애널리스트인 파워드 래젝제이다는 트럼프 정부가 정책 집행을 하면서 직면하게 될 여러 난제로 "연준이 시장이 예상하는 것처럼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전략가들은 트럼프의 세제안에 대해 주목했다.

스코셔뱅크는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케어가 실패한 후에 세제안을 빨리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진전이 만들어지고 시장이 반응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연장 불확실성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4센트(0.5%) 하락한 47.73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미국의 원유채굴장비수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감산 합의 연장 불확실성으로 내렸다.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은 올해부터 원유 생산을 18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하고 이를 이행하고 있다.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감산 할당량은 각각 120만 배럴과 80만 배럴이다.

현재 주요 산유국의 감산 기한은 6월 말까지다.

그러나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국이 원유 생산을 증가시키고 있어 감산 노력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를 강하게 지지하기 위해서는 생산 감축 합의 연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아직 산유국들 사이에서 어떤 합의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지난 주말 쿠웨이트와 알제리, 베네수엘라, 러시아, 오만 대표들은 쿠웨이트에서 회동해 감산 이행 상황을 검토하고 주요 산유국에 지난해 감산 합의를 지킬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4월 말 다시 만나 감산을 6개월 연장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유가는 카타르가 이날 OPEC 회원국의 오는 5월 회동에서 감산 연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혀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모하메드 빈 살레 알 사다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런던에서 열린 카타르-영국 투자포럼 연설에서 회원국들의 감산 노력은 효과를 증대하기 위해 3분기까지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OPEC 회원국들은 5월 말에도 회담이 예정돼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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