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9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파운드화는 리스본조약 50조 발동으로 시작된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내렸다.

달러화는 미국 경제 지표 호조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 발언 속에서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국채가격은 브렉시트 협상이 공식 개시되면서 커진 불확실성 탓에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져 올랐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가 상승에 따른 에너지주 강세 속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증가했음에도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감소해 상승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EU 탈퇴 방침을 공식 통보하는 서한을 EU에 전달했다.

영국은 앞으로 2년 안에 협상을 거쳐 EU를 탈퇴하게 되며 EU 27개국은 4월 말에 협상 입장을 논의할 예정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영국이 EU 밖에서도 안전하고, 풍요롭고, 관대한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며 "영국은 EU와 자유무역협정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또 "영국은 건설적으로 협상할 것이다"며 "EU의 번영과 성공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 시민과 기업, 회원국에 대한 브렉시트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며 영국이 탈퇴할 때까지 EU의 법률이 영국에서 계속 적용된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외에도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불확실성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전일 영국 정부에 제2의 독립 주민투표 승인을 요구하는 발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연설에 나선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우호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의 에릭 로젠그렌 총재는 올해 연준이 네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젠그렌 총재는 보스턴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올해 네 차례 금리 인상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점진적인 정책금리 정상화라고 말하는 것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올해 세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윌리엄스 총재는 뉴욕 포캐스터 클럽에서 가진 연설에서 "개인적 견해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 대부분과 비슷하다"며 그러나 "올해 총 세 차례 이상의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2018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2%에 도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에번스 총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연설에서 미국 경제의 기초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올해 안에 한두 차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는 또 2018년에는 세 차례 이상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경제지표도 긍정적이었다.

지난 2월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는 최근 10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이 증가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대비 5.5% 상승한 112.3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 예상치는 2.1% 상승이었다.

펜딩 주택판매 결과는 한 달 혹은 두 달 안에 기존 주택판매 결과에 반영된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가 상승에 따른 에너지주 강세 속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18포인트(0.20%) 하락한 20,659.3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56포인트(0.11%) 높은 2,361.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41포인트(0.38%) 오른 5,897.5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못하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유가가 2% 넘게 상승하며 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였지만 시장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1.2% 상승했고 소비와 부동산, 기술이 올랐다.

반면 금융과 산업, 통신, 유틸리티 등은 내렸다. 에너지업종을 제외한 업종별 등락 폭은 1% 미만이었다.

이날 시장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협상 진행 과정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 연설 등을 주목했다.

모건스탠리의 주가는 도이체방크가 투자의견을 상향한 영향으로 0.7% 상승했다.

도이체방크는 모건스탠리 주가가 최근 급락세를 보인 데다 채권 부문 사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브렉시트 불확실성에도 증시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며 증시 방향성을 잡게 해줄 추가적인 재료가 나올 때까지 지수는 좁은 폭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6월과 7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50.7%와 50.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13% 내린 11.4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브렉시트 협상이 공식 개시되면서 커진 불확실성 탓에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져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6bp 밀린 2.385%에 거래됐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7년물 국채입찰을 오후에 앞둔 가운데 안전 선호와 전일 하락에 따른 저점매수로 상승 출발했다.

전일 국채가는 소비자신뢰지수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보인 데다 뉴욕증시가 오르는 등 위험 선호가 다시 강해진 영향으로 내렸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외에도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불확실성으로 하락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영국이 EU와의 FTA 체결 등 협상 과정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영국 경제에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EU와의 FTA 체결도 2년이라는 협상 시한 안에 달성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이 약속한 EU 예산 분담금, 연금 충당금 등 EU 탈퇴세를 우선 합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퍼스트스탠다드파이낸셜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당분간 2.60% 선 위로 올라갈 것 같지 않다"며 전일의 수익률 상승을 이어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카르딜로는 "브렉시트 협상 외에도 프랑스 대선 때문에 국채수익률은 최근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애버딘자산운용의 제임스 애세이 선임 투자 매니저는 "브렉시트 협상 개시 선언 자체가 시장을 흔들 것 같지 않다"며 "현실은 영국과 EU의 협상이 수용 가능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이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 경제 지표는 전일에 이어 호조를 보였지만 월말 포트폴리오 조정용 매수세가 국채가를 더 높였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이안 린젠은 오는 31일 일본 회계연도가 마감한다며 일본 투자자들은 새로운 회계연도에 미 국채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7년물 입찰 호조 속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 발언이 이어진 데다 에너지주 상승에 따른 뉴욕증시 상승으로 오름폭을 소폭 낮추며 마쳤다.

이날 미 재무부는 280억 달러 어치의 7년 만기 국채를 연 2.215%에 발행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56배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강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71.1%로 지난 여섯 번의 평균 65.7%를 웃돌았다. 직접 낙찰자들의 낙찰률은 8.4%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2년물, 5년물, 7년물 입찰에서 해외 수요가 모두 강했다며 다른 선진국 국채대비 미 국채금리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입찰 후 10년물 수익률은 2.382%로 낮아졌다.

웰쓰스트래지스앤드매니지먼트는 해외 중앙은행들도 국채입찰에서 계속 매수하고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연기금, 보험사, 해외금융기관들일 것이라며 이는 인구 구조학적인 변화가 주도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BMO캐피털마켓츠는 이번 주 입찰 결과, 월말과 분기 말 포트폴리오 조정용 수요를 고려했을 때 10년물 2.30% 돌파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외환시장

파운드화는 리스본조약 50조 발동으로 시작된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내렸다.

달러화는 지표 호조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 발언 속에서 혼조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9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1.11엔보다 0.15엔(0.13%) 낮아졌다. 한때 110.72엔까지 밀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77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811달러보다 0.0041달러(0.38%) 내렸다. 장중 1.0740달러까지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9.54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0.14엔보다 0.60엔(0.50%) 밀렸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24413달러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4564달러보다 0.00151달러(0.12%) 내렸다. 파운드화는 리스본조약 50조 발동 직후에는 달러화에 한때 1.24739달러까지 올랐지만, 곧 반락했다.

씽크포렉스의 내임 아슬람 수석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앞으로 2년 동안 투스크 의장의 반응을 기다릴 것이라며 이는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슬람은 "앞으로 48시간은 파운드화에 극도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뱅크앤드트러스트는 브렉시트 발표의 충격은 없지만, 영국과 EU 양측이 서로 다른 지점에서 협상을 시작해서 앞으로 시장을 놀라게 할 위험은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은 양측은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협상을 시작할 것이고, 시장에 변동성이 다가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외에도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불확실성으로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전일 영국 정부에 제2의 독립 주민투표 승인을 요구하는 발의안을 통과시켰다.

도이체방크는 스코틀랜드 독립 움직임은 지금 단순히 주의를 분산하는 정도로 보이지만 앞으로 몇 달, 몇 주 동안 큰 '잡음'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하락 출발했다가 파운드화와 유로화 약세로 낙폭을 줄였다.

전일 달러화는 채권을 팔고, 주식과 달러화를 매수하는 '트럼프 거래'가 부활한 영향으로 올랐다.

유로화는 이달 9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기자회견에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너무 매파적으로 해석됐다는 ECB 관계자의 발언을 담은 로이터의 보도 후에 가파르게 하락 출발했다.

드라기 총재는 당시 채권매입프로그램 확대와 같은 추가 경기부양조치들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발언해, 유로화 강세를 초래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 발언이 이어져 엔화에 낙폭을 줄였다.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낙폭을 줄였다.

일부 외환 전략가들은 파운드화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들을 내놨다.

TD증권은 "파운드화는 이미 많은 나쁜 뉴스와 불확실성을 반영했다"며 "게다가 실제 브렉시트 협상은 2분기 말까지도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씨티인덱스의 케이틀린 브룩스는 "달러 가치 회복이 파운드화에 더 중요할 것으로 본다"며 "달러 지수가 전일 뉴욕증시 상승과 함께 0.5% 오른 것은 트럼프케어 실패에도 시장이 다시 트럼프를 믿으려고 한다는 의미이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증가했음에도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감소해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4달러(2.4%) 상승한 49.51달러에 마쳤다. WTI 가격은 약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예상보다 많이 감소한 영향으로 올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24일로 끝난 주간 미국 원유재고가 86만7천 배럴 증가한 5억3천40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 전망치는 100만 배럴 증가였다.

휘발유 재고는 374만7천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248만3천 배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WSJ 조사치는 각각 190만 배럴 감소와 100만 배럴 감소였다.

전일 미국석유협회(API)도 같은 기간 미국 원유재고가 19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

이는 S&P 글로벌 플랫츠가 조사한 전문가 전망치 30만 배럴 증가를 크게 웃돈 수준이다.

휘발유 재고는 110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20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원유 수입 감소와 수출 증가, 높은 정제 활동은 원유재고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을 멈추게 해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일부 비회원국의 감산 합의 연장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주요 산유국들은 올해 초부터 6개월간 원유 생산량을 총 180만 배럴 감축하기로 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의 원유 생산이 증가해 감산 영향이 제한적으로 나타난다면 산유국들이 감산 기한 연장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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