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회사채시장 참가자들은 한라건설이 보유한 만도 지분을 매각하고 신주발행을 통해 유동성을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회사채나 금융기관 대출 이외에 자금조달선을 다변화하는 데다 자본을 확충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등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라건설이 근본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서 신용등급 'A-'를 유지하려면 이번 일시적인 자금조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탓에 강력한 구조조정이 후속조치로 이어지지 않으면 또 자금조달에 나서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라건설은 10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한 만도주식 45만주를 매각해 855억원을 조달하고, 한라건설 보통주 819만6천730주 발행으로 1천억 등 총 2천억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조달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발행될 신주 가격은 주당 1만2천200원이며 정몽원 대표이사가 245만9천20주(300억원), 한라건설 계열사인 마이스터가 163만9천350주(200억원), KCC가 49만8천360주(500억원)를 배정받을 계획이다. 대금 납입일은 오는 20일이다.

마이스터는 만도가 주식 100%를 보유한 자동차용품 판매사이고, KCC는 범현대 계열의 건축자재 생산 기업이다.

A증권사의 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일단 조달선을 다양화하고, 대주주가 자본을 늘리는 측면에서 이번 유동성 확보 방안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한라건설이 그동안 보유한 만도 지분의 자산담보력만 믿고 구조조정을 소홀히 했다"며 "이번 자금조달 후속조치로 주택, 물류 창고 등 벌여 놓은 사업을 대거 구조조정해야 시장이 더 안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라건설은 만도 지분 22.5%(4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채시장의 다른관계자는 "한라건설은 사업장이 워낙 많기 때문에 2천억원 정도 자금 조달은 시간벌기에 불과하다"며 "신용등급이 'A'급 대에서 'BBB'대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사업장 구조조정 계획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라건설은 작년 9월말 기준으로 자기자본(5천105억원)에 비해 PF규모(1조2천948억원)가 두배가 넘는 253.62%를 보였다.

한편 한라건설은 오는 15일 2천억원, 3월 1천억원, 10월 500억원 등 총 3천5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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