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 통화당국이 돈줄죄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3월 회의록에서 금융위기 때 매입했던 자산을 줄일 것임을 명시했다.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본궤도에 오른 가운데 추가적인 돈줄죄기를 선언한 것이다.

이르면 올 후반 시작될 연준의 자산축소는 시장에 다양한 경로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시장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된다. 미국의 채권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크게 오르지 못했다. 한때 2.62%까지 올랐던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현재 2.3% 수준까지 도로 내려왔다. 연준이 보유자산 축소라는 새로운 카드를 내놓음에 따라 국채와 모기지 등 주요물 금리는 다시 상승세로 방향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은 유동성 축소로 상승랠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특히 연준이 주식시장의 과열에 대해 언급함에 따라 시장에 더욱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회의록에서 일부 위원들은 주가가 상대적으로 표준적인 밸류에이션 지표에 비해 '매우 높다"고 했다. 지난 1996년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는 말을 만들면서 주식시장의 거품을 경고했던 사례를 연상시킨다.

물론 의장이 아닌 일부 위원들의 경고이기 때문에 영향력이 당시보다 크진 않겠지만, 연준이 주식시장을 특별히 언급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달러가치의 향방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교과서대로라면 연준의 쌍끌이 돈줄죄기로 상승세를 타야 정상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 경기 진작 차원에서 달러 강세를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미국의 시리아 공습과 이번 주 후반께 나올 환율보고서 발표 등 다양한 달러약세 재료들도 혼재하고 있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은 엔화 강세 요인이기 때문에 달러 약세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고 환율보고서 역시 독일과 중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에 환율 경고 효과가 있기 때문에 달러 약세가 진행될 공산이 크다.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은 큰 틀에서 볼 때 달러 강세에 우호적이지만, 대외정책적 측면이나 글로벌 돌발변수 등이 달러 약세를 자극하고 있으므로 들쭉날쭉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달러 가치가 롤러코스터를 탔는데, 이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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