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시장의 분위기가 변했다. 환율과 통상 등 경제이슈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지정학적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한반도 정세의 긴장이 극대화되는 가운데 유럽에선 각종 테러가 발생했고, 미국은 시리아 공습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에 폭격을 가했다. 국제금융시장도 지정학 리스크를 상당 부분 반영하면서 위험회피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환율보고서

당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싱겁게 마무리됐다. 미 재무부는 지난 주말 공개한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유지했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가 언론인터뷰를 통해 이미 밝힌 대로다. 트럼프는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환율과 통상 문제를 일단 덮어주는 대신 북한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이슈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느냐에 따라 미중간의 경제문제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며 환율과 관련된 문제는 10월 예정된 환율보고서에서 다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 지정학 리스크

북한은 16일 함경남도 신포 부근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실패로 돌아갔으나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3종의 ICBM을 공개한 직후에 이뤄진 도발이어서 미국과 중국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국은 칼빈슨호를 한반도에 접근시키고 강력한 구두 경고를 했으나 북한 역시 전쟁론을 불사하며 맞서고 있다. 핵실험 카드가 남아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오는 25일 북한 인민군 창건일까지 북한 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월가에서도 북한의 지정학 리스크로 환율과 금리가 영향을 받고 있다. 월가 헤지펀드들은 핵실험 여부와 미국의 대응,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고 한다.

유럽에서 발생한 각종 테러도 시장엔 악재다. 지난달 런던에서 차량 테러가 발생한 이후 유럽에서 크고 작은 불상사가 잇따르고 있다. 독일 프로축구 보루시아 도르트문트팀의 버스를 겨냥한 테러 사건에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이 용의자로 체포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지하철 테러가 있었고 지난 7일에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트럭돌진 테러가 발생하는 등 유럽 곳곳에서 테러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 대선과 유럽 금융시장

23일 치러질 프랑스 대선도 주목해야 한다. 극우파인 르펜이 당선된다면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르펜과 마크롱(중도파)이 23%대를 기록하며 선두권을 형성한 가운데 피용(우파)과 멜랑숑(극좌)도 19%대의 지지율로 뒤쫓는 혼전 양상이다.

터키에서는 16일 개헌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치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장기 집권의 길이 열리는 이번 개헌이 성공한다면 터키와 유럽 관계가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터키의 EU 가입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되고, 유럽과 터키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시장의 잠재적인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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