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당신은 두 가지 종류의 복권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살 수 있다. 복권 1장의 값은 똑같다. 첫 번째의 복권은 당첨되면 100억 원의 상금을 받는 것이고 두 번째의 복권은 당첨되면 천만 원의 상금을 받는 것이다. 당신이라면 어느 복권에 응모하겠는가? - 사실 이 질문의 답은 너무나도 뻔하다. 누구나 100억 원짜리 복권을 사겠다고 할 것이기 때문. 그러면 다시 묻는다. 첫 번째의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1억분의 1이고 두 번째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백분의 1이라고 한다면 어떤가? 당신이라면 어느 복권을 사겠는가?

학교나 증권회사 등에서 강의하면서 이 질문을 많이 해보았는데... 놀랍게도 절대다수의 수강생들이 첫 번째 복권을 사겠노라고 답했다. 충분히 이해되는 일이다. 첫 번째의 복권으로 100억 원에 당첨된다면 그 순간에 ‘인생역전’이 된다. 평생 안온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짜릿하다. 그러나 두 번째 복권은 설령 당첨된다손 치더라도 인생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 따라서 첫 번째의 복권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당연하겠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할 때, 두 번째 복권을 사는 것이 합리적이다.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1억분의 1이라는 확률과 1백분의 1이라는 확률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가 난다. 두 번째 복권에 당첨될 가능성이 첫 번째의 것에 비하여 무려 백 만배나 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은 ‘확률’보다는 ‘당첨금’에 끌린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1억분의 1이라는 확률이나 1백분의 1이라는 확률이나 어차피 마찬가지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확률’ 문제는 참으로 어렵다. 그리고 선뜻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앞에서 든 예와 같이 많은 사람은 확률을 무시하고 기분이나 감에 의존한다. 하지만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가 바로 확률이다. 그걸 무시하고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첫 번째의 복권은 1억장을 사모아야 비로소 그중에서 한 장의 당첨복권이 나온다. 두 번째의 복권은 1백장만 모아도 그중에서 한 장은 당첨된다. 당신의 직감과는 달리 어느 복권을 사는 것이 합리적인지는 명백하다.

기술적분석도 같다. 확률게임이다. 솔직히 우리가 미래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아니, “미래”라고 거창하게 말할 것도 없다. 당장 5분, 10분 후에 벌어질 일도 제대로 모르는 것이 인간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기술적 분석이니 어쩌니 떠드는 것은 결국 확률이 높은 쪽으로 거래하기 위함이다.

추세를 말하고 시장특성을 운위하는 것이 바로 확률을 살피려는 이유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 주가가 내내 하락추세를 거듭해왔으므로, 앞으로도 하락할 ‘확률’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며, 혹은 또 다른 경우 단기간에 환율이 급등하였기에 조만간 조정을 나타낼 ‘확률’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걸 그럴싸한 기법과 단어로 설명하는 일이 기술적 분석인 것이다.

거래할 때 조금씩 타이밍을 놓친다고 투덜거리는 트레이더를 안다. 그는 “팔고나면 그 다음에 가격이 오르고, 매수할 기회를 기다리면 또 그 사이에 확 올라버려 스트레스를 받는다”라고 하였다. 하지만, 원래 그런 법이다. 우리가 앞날의 일을 제대로 알 수 없는지라 나중에 ‘해답’을 확인하고 스트레스받을 일은 무궁무진하다. “그럼에도”(오늘은 이 말을 많이 쓴다만) 트레이딩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확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게 바로 기술적분석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약속대로(!) 새로운 지표를 하나 소개한다. 머니플로우 인덱스, 즉 MFI이다. 이 지표는 거래량과 관련된 것이다. 주가가 상승하려면 매수 세력이 시장에 유입되어야 하는데, 이는 거래량으로 파악할 수 있다. 거래량이 늘어날수록 그만큼 매수 세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MFI는 이런 배경에서 출발하였다. 산출하는 방식은 좀 복잡하여 생략하지만, 결론만 말하여 주가가 상승하였을 때의 거래량에서 주가가 하락하였을 때의 거래량을차감하여구한다. 그리고 MFI의 값이 증가한다면 그만큼 매수세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한다.

코스피지수의 MFI는 지난 8월14일에 75의 단기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MFI가 고점을 만든 뒤에도 며칠 더 상승하여 8월17일에 1,964.07까지 나타내고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MFI가 시사하듯이 매수세가 더 이상 시장에 들어오지 않으니 주가가 상승추세를 이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난주 금요일(8월24일) 기준으로 살펴도 MFI는 여전히 내림세이다. 더구나 과매도권(20 이하)이라고 할 형편도 아닌지라 코스피지수는 이번 주라고 하여 특별히 추세를 뒤바꿀 확률은 낮아 보인다. 아울러 다른 기술적 지표들도 신통치 못하다. MACD는 뒤늦었지만, 지난주 후반에 매도신호를 발령하였고 RSI나 CMO 등도 역시 하락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 일목균형표로 볼 때 코스피지수가 구름 위에 있다는 것이 위안거리. 아래로 구름의 상단이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도 일목균형표가 가져다주는 자랑이라면 자랑이다.

지난주에 나는 이 자리에서 코스피지수의 중기적인 흐름은 상승세라고 판단되지만 당장에 매수하기보다는 일단 관망하자는 의견을 펼쳤던 터. 다행스럽게도(!) 지수는 내 생각대로 지난주 내내 별다른 움직임 없이 약간씩 밀리는 양상을 나타내었다. 그런데 그 의견은 이번 주에도 같다. 앞서 살폈듯 기술적 지표들이 신통치 못하고 죄다 내림세로 나타나고 있으니 이런 판국에 과감하게 매수하는 것은 별반 좋은 전략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환언하자면 ‘확률’이 그렇다는 뜻이다. 이번 주에도 지수는 횡보하거나 혹은 약간씩 밀릴 확률이 높아 보이는지라 그냥 관망하고 싶다. 일단 1,900이 심리적 지지선인데, 그 아래로는 뚜렷한 지지선이 잘 보이지 않는다. 또한 구름 상단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도를 낮추어 가고 있어 그걸 지지선이라고 믿자니 마뜩찮다. 1,860~1,880 정도를 목포로 하고 싶다.

(달러-원 주간전망)

앞서 소개한 MFI는 거래량 관련지표이다. 그런데 외환시장은 거래량을 집계할 수 없다(알다시피 장외시장이기 때문). 따라서 MFI는 주가를 예측할 때에는 사용할 수 있으나 환율을 예측할 때에는 무용지물이다. 별 수 없이 기존에 쓰던 분석 도구를 그대로 쓰기로 한다(물론 환율분석에 특화된 분석도구도 존재한다. 일본의 와타나베 여사들이 즐겨 사용한다는 상관관계지수 즉 RCI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환율예측 수단이다. 나중에 기회가 있을 때 설명한다.한 번에 새 지표를 너무 많이 소개하면 내 밑천(!)이 금세 드러나는지라...)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내내 일목균형표 전환선을 타고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환선은 문자 그대로 추세의 ‘전환’을 알려주는 선. 그런데 이 선은 이미 8월17일부터 상승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고, 지난주에는 달러-원 환율의 지지선 역할까지 하고 있다. 물론 아직 환율은 기준선을 넘어서지도 못하였고, 또한 기준선(이것은 문자 그대로 추세의 ‘기준’이 되는 선이다)도 상승하고 있지 않으므로 본격적인 상승세라고 말하기에는 무리다. 그럼에도 단기적으로는 달러-원의 상승세가 이어질 ‘확률’이 높다.

또한 MACD가 매수신호로 돌아섰다는 점, 그리고 윌리엄즈 %R이 하락반전하며 추세의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 등도 달러-원 환율이 조금 더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된다. 그런데다 5일선과 20일선은 지난주에 골든크로스를 나타내었고, 달러-원은 지난주 후반에 일목균형표의 전환선에 이어 이동평균선 20일선의 지지도 받았다.

냉정하게 말한다면, 현재 달러-원의 상태는 좀 어정쩡하다. 기술적분석 용어로 ‘과열권’도 아니고 ‘과매도권’도 아니다. 무언가 화끈하게 한쪽으로 쏠려야 뚜렷하게 “이거다!”라고 방향을 강력하게 주장할 터인데,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 애매하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오히려 현재 상황이 바닥이나 꼭지가 아닌지라 기존의 추세가 그대로 이어질 공산, 혹은 확률은 높아지는 것이다.

기준선이 걸쳐있는 1,140원을 이번 반등의 목표치로 삼고 싶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