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합적 채무조항(CACs, Collective-action clauses)이란 채권자의 압도적 다수가 채무조정에 동의하면 일부 반대가 있어도 채무조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집단행동조항'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조항은 아시아 외환위기를 계기로 국가위기 발생 시 민간 채권자들이 참여해 국가채무를 재조정하는 방안의 목적으로 논의되면서 시작됐다.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국가채무에 대한 채권자가 소수 은행에서 무수히 많은 채권 소유자로 바뀌게 됨에 따라 국가채무 조정이 어려워졌으며, 국가채무 조정방안의 국가간 합의도 쉽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미국 재무부에 의해 제시된 것이 집합적 채무조항인 것이다.

이는 채권 계약서에 다수 채권자의 동의에 의한 채무 재조정 방안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현재 한국과 브라질, 인도네시아, 터키, 폴란드 등 대부분 신흥국가가 도입했다.

최근 재정위기를 겪는 그리스 정부가 기존 국채에 집합적 채무조항을 소급 적용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집합적 채무조항은 또다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이른바 트로이카 관료는 "그리스가 협상의 영향력을 높이고자 국채를 집합적 채무조항에 적용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 조항을 현재 국채 구조조정 협상에 반대하는 채권자를 구속하는 데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리스가 집합적 채무조항 도입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밟고 채권자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민간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의 90%는 그리스 법률이 적용되기 때문에 그리스 의회의 간단한 법률 개정을 통해 집합적 채무 조항을 적용시킬 수 있다. (국제경제부 강규민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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