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엔-원 재정환율이 1,000원대를 밑돌면서 엔-원 숏플레이가 살아날지 주목된다. 달러-원 환율에는 하락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12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전일 오후 들어 달러-원 환율 낙폭 확대 시 역외 롱청산에 따른 달러 매도와 함께 엔-원 숏플레이도 가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엔-원 재정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100엔당 1,000원 선을 지속적으로 하회하자 포지션 청산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유입되며 달러화 하락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엔-원 재정환율은 지난 8일 1,000원대 하회 시도 후 꾸준히 1,000원대 아래에서 등락하고 있다. 전일에도 986.92원까지 내려섰고 현재도 980원대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일 달러화는 오전 10시 37분 1,134.20원 고점을 찍은 후 점심시간이 몰린 11시경부터 꾸준히 추가 하락해 오전 11시 37분 1,127.30원까지 내려선 바 있다.





<엔-원 재정환율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26)>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원화 강세 베팅 움직임이 관측되는 가운데 엔화 매수 포지션 정리까지 가세할 경우 엔-원 환율 하향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화 상단은 무겁게 눌릴 것으로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엔-원 재정환율 1,000원 하회에 엔화를 팔고 원화를 사는 엔-원 숏플레이가 주목된다"며 "엔화의 가파른 약세에 따른 엔-원 숏플레이가 원화의 상대적 강세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원화가 지난 4월 북한 이슈에 따른 약세에도 이달 들어 미국 달러 대비 1% 이상 강해지며 선방하고 있는 점,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부각되면서 증시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진 점 등이 엔-원 재정환율 레벨을 낮추는 주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업체 실물량을 처리하는 딜러들은 일부 대일 수입업체들이 엔화 매수로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업체들의 입장에선 엔화 매수 기회가 되고 있어 달러화 하단을 받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엔-원 재정환율이 1,000원을 밑돌면서 업체들의 엔-원 매수 물량이 나올 수 있다"며 "특히 대일 수입업체들의 경우 엔화를 매수할 기회로 삼으면서 달러-원 환율에는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원화 강세가 다소 오버슈팅된 경향이 있다"며 "달러-엔 환율이 114엔 중심으로 횡보하는 가운데 유로-달러, 싱가포르달러-달러 환율을 보더라도 현재 달러 약세로 달러화가 하락하는 게 아니라 원화 강세가 주원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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