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울 채권시장이 요즘 가장 주목하는 곳은 공기업이다. 최근 한 공사의 장기채권이 민평대비 11bp나 낮은 수준에 발행되는 등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공기업은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도 공적기능 수행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그동안 채권 발행시장에서 크레디트 물로 분류되는 등 제대로된 대접을 받지 못한 측면이 있다.

공사채의 상대적 저평가는 공기업의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져 결국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공사의 손실을 국가가 예산 등으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공기업의 저평가는 국민의 세금부담 증가로 이어진다고 볼 수도 있다.

공사채 저평가 해소에 따른 국민 경제 차원의 실제 효익은 생각보다 크다.

채권 발행주체별로 공사공단채로 분류된 공기업이 발행한 채권발행 잔액은 3일 기준으로 317조원에 이른다. 국고채 전체의 발행 잔액이 361조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채권시장에서 공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공사채의 잔존만기가 대략 3년 정도라고 가정하면 조달비용을 1bp만 낮춰도 3년에 736억원 가량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최근 공기업의 조달비용이 평균 10bp 가까이 내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7천36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셈이다.

7천360억원은 엄청난 금액이다. 공사의 평균 임금을 5천만원 정도로 산정하고 간접비용까지 포함한 신규채용에 따른 재원부담을 1인당 연 1억원으로 가정하더라도 7천360명 정도의 신규 채용 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이다.

실제 주택금융공사와 예금보험공사 등 일부 공사는 서울 채권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백억원대의 조달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채 발행 효율화가 공기업 경영 선진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웅변하는 사례다.

공사채시장은앞으로 국고채 시장을 능가할 정도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정부 당국은 물론 서울 채권시장이 새삼 공사채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