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팽창하는 메자닌 펀드 시장에 군계일학(群鷄一鶴)이 있다. 지난 2015년 메자닌 전문 자문사로 시작한 에이원투자자문이다.

신생사지만 신생사가 아니다. 메자닌 펀드의 시조(始祖)격인 선형렬 대표가 이 자문사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선형렬 에이원투자자문 대표

선형렬 에이원투자자문 대표는 2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상장사 메자닌 시장만 8조원이 넘어갈 수 있다"며 "지난 2~3년 전부터 투자자가 늘어나 발행물도 많아지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시장은 과열 상태가 아니라 성장 초기다"고 말했다.

메자닌(Mezzanine)은 층과 층 사이의 라운지 공간을 나타내는 이탈리아 건축용어로, 채권과 주식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혼합형태의 금융상품을 일컫는다. 전환사채와 교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상환우선주 등이 투자 대상이다.

지난 2014년 3조2천억원 규모였던 메자닌 시장은 지난해 7조6천억원까지 성장했다.

그 사이 메자닌 펀드 수도 80여 개에서 224개로 급증하는 등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메자닌 펀드 시장 규모는 6조원, 메자닌 펀드 수는 224개정도다. 에이원투자자문은 2년간 4개의 펀드를 내놓으며 총 3천600억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즉, 에이원투자자문은 전체 시장에서 펀드 수로 1.6%에 그치는 비중을 차지하지만 설정액 규모로는 6%가량 가져가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어 일각에서는 메자닌에 해당하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중 위험한 채권이 많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하지만 에이원투자자문은 이 같은 우려가 군걱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선 대표는 "최근 대체투자, 중위험ㆍ중수익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어서 증권사 기업금융(IB) 부서에서 발행을 늘리려고 하는 것"이라며 "에이원투자자문은 그간 쌓아온 네트워크와 경험 등이 탄탄해 우량 딜을 선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선형렬 대표는 지난 2005년 KTB자산운용에서 국내 최초로 메자닌 펀드를 선보인 이후 단 한 번도 포트폴리오에 담은 CB나 BW 중 부도를 낸 자산이 없다. 200개의 투자 안건이 들어오면 그 중 일차적으로 걸러내는 게 최소한 100개 이상이다.

에이원투자자문은 먼저 실적이 턴 어라운드하는 기업 중에서 대주주나 대표 이사 변경, 기업 구조조정 등의 이슈가 없고 산업 측면에서도 접근성이 용이한 기업만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비상장사의 CB나 BW는 취급하지 않는다.

선 대표는 "흑자 나는 기업만 고른다면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며 "메자닌 투자에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이 리픽싱(전환 가격 조정) 등인데 재무구조가 좋다고 해도 리픽싱 조건이 좋지 않으면 투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재무 상태는 물론, 산업 전망과 가격 조건 등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기업 탐방과 분석은 필수다.

실제로 한 달에 10~15건 정도 투자 대상을 검토하고 이달에만 이미 2건 정도 투자를 결정했다.

또 오는 6월부터는 2개 운용사와 손을 잡고 5호 메자닌 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플레이어 증가로 시장이 커지고 좋은 투자 대상들도 늘어나고 있어 자금 조달에 유리한 환경이 되고 있다"며 "특히 중소형주와 가치주는 저평가 상태로 메자닌 펀드 설정에 적기라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상품을 만들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최근 신생 헤지펀드들이 투자하고 있는 해외 메자닌이나 비상장기업의 CB, BW 또는 개방형 펀드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런 상품은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선 대표는 "해외에서는 우량 기업이 CB를 발행하는 경우가 많아 리픽싱 자체를 하지 않는 곳도 있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비상장기업은 풋옵션 계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위험도 있고 개방형은 자금 유출입으로 포트폴리오 안정성 확보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메자닌 시장의 플레이어들은 많지만 우량 딜은 빨리 소화돼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10년 넘게 메자닌만 투자해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넓은 선택지 중 최고의 딜만 소싱하겠다"고 마무리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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