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중국 주식시장이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 등 글로벌 증시가 랠리를 펼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 경기회복과 세계 경제 반등을 기대하며 증시랠리가 계속되고 있으나 중국에는 그 온기가 전달되지 않는 모양새다.

중국을 대표하는 상하이 증시는 지난 4월 초 3,295선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24일엔 3,022.30까지 밀리며 3천선이 붕괴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중국 증시의 부진은 당국의 감독이 강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가 투기적 행위를 하는 증권사에 감독을 강화하고 있고, 보험회사 등의 주식투자에 대해서도 엄격한 규제를 적용한다. 아울러 시장이 과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유동성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과거 증시 부양을 위해 국가대표로 불리던 증시안정 기금은 시장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창구였던 후강퉁(상하이 증시와 홍콩증시의 연계)과 선강퉁(선전증시와 홍콩증시의 연계)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후강퉁 열기는 빠르게 식었고, 선강퉁은 주목조차 받지 못한다. 중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식으면서 후강퉁과 선강퉁의 거래실적은 크게 줄었다.

최근 들어 외부악재까지 등장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지난 24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28년 만에 처음으로 'Aa3'에서 'A1'으로 강등시켰다. 중국의 부채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디스는 중국이 부채 거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또 등급을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증시는 신용등급 강등 소식에 당일 장중 1% 이상 급락했다가 막판에 간신히 회복했다.

중국 증시가 기댈 언덕은 6월 20일 예정된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의 신흥시장 지수 편입이다. 지난 3년간 MSCI의 높은 벽 앞에 좌절했던 중국 증시가 이번에 그 벽을 넘긴다면 큰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10년간 4천억달러(450조원) 이상의 외국자금이 중국 증시로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 증시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려면 외국계 대형기관들의 시장 참여가 필수적이다. 블랙록 등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중국의 MSCI 신흥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다며 기대감을 나타낸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이번에도 지수 편입이 좌절된다면 중국 증시는 더 깊은 좌절의 늪으로 빠질 수 있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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