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환웅 기자 =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수출과 생산, 내수가 모두 부진한 와중에도 꾸준히 늘어난 일자리가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한 콘퍼런스에서 "7월 취업자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만명 증가하는 등 고용증가세가 이어지고, 임금소득이 견고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일자리 확충과 임금소득 증가를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전년 동월대비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10월 50만1천명 이후 지난 5월까지 8개월 연속 40만명을 상회하다가 지난 6월 30만명대로 내려섰지만, 7월 다시 47만명으로 반등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제조업 취업자수는 지난해 7월 400만명대로 주저앉은 이후 12개월만에 다시 410만명대로 올라섰다. 규모가 작은 소규모 사업체와 500인 이상의 대형 제조업체이 신규 고용이 늘어난 덕분이다.

박 장관의 발언은 소비의 기본이 되는 일자리와 임금소득이 유지되는 이상 유로존 국가들처럼 내수가 극단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진단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컴퓨터 및 에어컨 등 내구재 소비가 전년동월대비 7.3%, 전월대비 7.1% 증가해 전체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3.4% 증가했다.

올림픽 특수와 불볕더위 등의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도, 같은달 광공업생산이 전년동월대비 불과 0.3% 증가하고 수출은 8.8% 감소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또 전력 소비에 기반한 화력발전소 건설 확대로 7월 설비투자는 두 달간의 마이너스 성장을 마감하고 전월대비 2.5% 증가했고, 경상기준 건설수주는 지난해 7월보다 23.8% 증가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일자리 확충과 임금수준 유지가 없었다면 내수지표는 지금보다 더 악화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 확대는 가계부채 문제를 완화하는데도 힘을 보태고 있다. 소득증가율이 지출증가율을 웃돌면서 적자가구 비중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박재완 장관은 "가계부채의 급격한 부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양호한 재정건전성 역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우라나라의 국가채무는 GDP 대비 34%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수준인 103%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가 극단적으로 악화되는 사태가 발생한다해도 재정정책을 통한 적극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할 뿐만아니라, 금융시장에서의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정부의 이자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낮은 국채금리는 금융권의 조달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가계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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