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가격 하락과 거래 실종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의 전세 공급 부족과 전세가율 상승이 예상된다.

하지만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로 주택 구매 수요를 자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업계는 5일 서울 아파트의 3.3㎡ 가격이 6년 전 수준인 1천693만 원으로 하락함에 따라 잠재 수요자들이 주택 구매를 늦추고 전세 등 임대 수요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보다는 추가하락에 대한 공포가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KB)의 매수우위지수는 현재 역대 최저 수준에서 머물며 이를 뒷받침했다.

전국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산출되는 이 지표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매도세력이 매수세력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6년 11월 143.6으로 정점을 찍었던 매수우위지수는 2007년 100 이하로 떨어진 뒤 하락을 거듭하다 올해 6월에는 9.6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8월 들어 10.9로 다소 회복됐지만 역대 최저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월~7월 수도권 아파트 누적 거래가 9만1천230 건으로 거래건수가 가장 많았던 2008년 같은 기간 18만3천278건의 절반에 그친 것도 매수 세력 실종을 입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잠재 수요자들이 주택 구매를 보류하고 전세 등 임대주택으로 돌아서며 관련 지수들이 자극을 받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5월 137.2에서 8월 154.8로 급등해 공급 부족을 예고했고 전세거래지수도 6월 22.9에서 8월 28.6으로 소폭 상승했다.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을 나타내는 전세가율은 지난해 10월 50.5%를 넘어선 이후 올해 8월 52.6%까지 꾸준히 오르고 있다. 특히 강북의 전세가율은 55.1%로 강남 50.7%보다 높아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 상승은 매매수요를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전세가율 상승의 배경에는 매매가격 하락을 우려한 잠재 수요자들의 구매 보류가 깔려 있어 예전과 달리 임대 비용만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매매거래의 선행지표로 사용되는 선도아파트 50지수는 2011년 3월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어 향후 전망도 어두웠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도 매수세력이 살아나지 못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가격 하락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공포가 상당히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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