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최환웅 기자 = 듀레이션이 비슷한 국고채 30년과 부동산의 투자수익률과 리스크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진단이 나오면서 투자대상으로서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부동산은 사실상 만기가 없지만 한 세대의 개념으로 본다면 듀레이션을 30년 정도로 볼 수 있다.

국고채는 안전성은 뛰어나지만, 금리가 3%대에 불과한데다 30년이라는 기간 돈이 묶인다. 또 발행 전부터 인기몰이로 이미 가격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우려도 가세한다.

이런 측면 때문에 부동산을 새롭게 봐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현재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꺾여 매수세가 자취를 감췄지만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해 잠재수요는 있는 데다 일부 지역은 실거래가 낙폭이 30%를 넘어섰다.

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와 운용사들이 고액 자산가들과 기관들을 상대로 이달 최초로 발행된 국고채 30년물의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고채 30년 '눈독' = 전문가들은 우선 자산가들이 초장기 국고채까지 관심을 두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분석했다. 금융위기가 빈번해지는 데다 안전자산 역할을 하던 부동산의 불패 신화가 흔들린 영향이다.

또 대부분 목돈을 은행 예금에 넣어도 보유 자산의 듀레이션이 1~1.5년인 상황에서 30년이나 되는 만기는 자산의 듀레이션을 늘리는데 상당히 효과적이다.

국내 대형증권사의 한 채권상품팀장은 "같은 국고채라도 만기가 3년밖에 안 된다면 '롤 오버' 리스크에 노출된다"며 "불확실한 시대에 안정성이 담보된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국고채 30년의 수요는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도 "은행 예금은 아무리 길어도 5년 이상 금리를 고정해주지 않는다"며 "IMF 외환위기 당시 10% 넘는 고금리 예금을 받았던 거액자산가들이 장기적인 금리하락 우려 등으로 국고채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세제개편으로 올해까지 발행되는 장기채권은 분리과세 대상이 되는 장점도 세금에 민감한 부자들에게 큰 이슈다.

내년부터 발행되는 만기 10년 이상 장기채권은 3년 이상 보유한 뒤에야 분리과세가 가능하지만, 올해까지 발행되는 물량은 보유기간 요건이 없다.

▲이제 부동산 다시 봐야 = 부동산은 과거부터 최고의 수익성을 안겨주는 투자대상이었는데다 사실상 만기가 없어, 자산가들에게 인플레이션 헤지 뿐 아니라 자산의 듀레이션을 늘려주는 효자 상품이었다.

현재는 가계 부채 문제와 경기 침체로 부동산의 인기가 땅에 떨어졌지만 최근 가격 메리트가 커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서울 마포구 공덕3차삼성래미안 단지의 전용면적 114.98㎡의 경우 2008년 2월 11억5천만원(19층)으로 고점을 기록한 후 지난 7월에는 7억6천만원(11층)에 거래됐다. 고점대비 낙폭이 34%에 달한다.

또 개인들이 30년이라는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데 따른 우려도 있다.

서향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30년동안 돈이 묶인다'는 점을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서 연구원은 "기관위주의 국고채 시장에서 100억원 미만의 채권은 자투리라고 부른다"며 "개인들이 보유할만한 금액의 채권은 시장에서 다시 팔기가 쉽지 않아 환금 시 어느 정도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투자 시기의 적정성에 대한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국내 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9월과 10월에 발행될 국고채 30년물의 발행금리는 10년물에 3~6bp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이라며 "최초 발행에 따른 프리미엄이 반영돼 상당히 비싸게(금리가 낮게) 결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30년물에 투자하려면 발행 초기의 과열상태가 가라앉기까지 몇 달 기다리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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