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월가 대형 금융사에서 고객 자산관리와 투자자문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각종 내부 규제에 못 이겨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WSJ은 많은 브로커들이 낮은 보수와 엄격한 회사 문화에 환멸을 느껴 회사로부터 독립해 자신의 사업을 차리는 추세라고 전했다.

업무에 대한 더 많은 권한을 확보하고 고객에게 더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21년 경력의 베테랑 브로커인 매트 셀렌자는 지난 주 자신이 몸 담고 있던 메릴린치를 그만두고 '불러바드 패밀리 웰스'라는 회사를 차렸다. 그는 메릴린치를 떠날 당시 10억 달러 규모의 고객 자산을 관리하고 있었다.

그는 고객에 대한 적절한 조언을 제약하는 회사의 여러 제한에 피로감을 느껴 회사를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통상 금융사들은 자신의 직원들이 경쟁사의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쟁사의 모기지 상품 금리가 더 고객에게 이득이라고 해도 이를 제공할 수 없다. 또는 세금 납부나 맞춤형 투자 자문과 같은 패밀리 오피스형 서비스 제공도 제한된다.

WSJ은 브로커들의 대형 금융사 이탈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세룰리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지난 2010년만 해도 대형 금융사의 브로커리지가 투자자문 시장의 68%(자산 기준)를 차지했으나 2015년에는 59%로 감소했다.

반면 독립 투자자문업자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37%에서 41%로 늘었다. 세룰리는 이들 독립 투자자문업자들이 관리하는 자산 규모가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 UBS그룹 등 주요 브로커리지를 합친 것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테그룹의 알로이스 퍼커 연구원은 "10년간 독립 자문 채널이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업체보다 2~3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며 "업계가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브로커리지에서 독립한 자문업체에 투자하는 다이너스티파이낸셜파트너스의 셜 페니는 "(독립 투자자문업은) 자산관리 모델의 진화"라고 말했다.

일부 브로커리지들도 이와 같은 독립 투자자문업자들의 두각에 주목하고 있다. UBS는 작년 자사 브로커들에게 좀 더 나은 보수를 지급하기로 했고 메릴린치는 중견급 브로커들 영입하기 위해 지난달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또 이들 업체들은 고액 자산가가 아닌 투자자들을 겨냥해 로보 어드바이저를 출시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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