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글로벌 달러 약세로 역대 최대 행진을 이어가면서 4천억 달러에 근접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3천805억7천만 달러로 넉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외화 보유액은 올해 들어 2월을 제외하고 증가세를 이어왔다. 특히 지난 5월부터는 2개월 연속 역대 최대 수준을 경신했다.

이는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에 유로, 엔, 호주달러 등의 상대적 강세가 나타나면서 미 달러 환산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유로화는 올해 달러 대비 11%, 호주달러는 9% 이상 절상됐다. 파운드화도 6%, 엔화도 5% 정도 달러 대비 강세였다.

그만큼 이들 통화로 보유하고 있는 외화 보유액을 달러로 환산할 경우 금액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연말 기준, 미 달러화 70.3%, 기타통화 29.7%로 외환보유액이 구성돼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을 비롯해 주요 선진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채권금리가 오르는 점도 보유외환 환산액을 늘리는 요인이다.

외환보유액의 해외 채권 투자에 따른 쿠폰금리는 꼬박꼬박 운용수익으로 들어온다.

금리 인상 이슈가 발생하면 신규투자하는 채권금리 수익은 더 늘어난다.

다만, 외환 당국의 환율 개입이 약해지면서 직접적인 달러 매매는 제한되고 있다.

과거처럼 글로벌 달러 약세로 달러-원 환율이 하락한다고 해서 고강도 매수개입에 나서는 분위기는 아니다.

이에 외환시장 개입에 따른 외환보유액 상승분은 다소 영향이 약해졌다.

앞으로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가 지속할 경우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천억 달러에 육박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이번달에도 글로벌 달러 약세가 이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부진으로 향후 적극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에 달러 약세 폭이 커졌다.

이런 시점에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ECB)이 긴축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유로화와 파운드화 절상 폭도 확대됐다.

올해 하반기 미국과 주요 선진국의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각각의 긴축 속도가 차별화되면 글로벌 달러 약세가 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한 한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증가세는 글로벌 달러 약세에 따른 달러 환산액 증가로 거래요인에 의한 실질적인 증가는 아니다"며 "다만, 달러 약세가 지속하고, 주요국 금리 인상 효과가 확연해지면 채권 보유에 따른 금리수익 등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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