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기준금리 인하에도 증권사들이 높은 신용융자금리를 유지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 중 유일하게 신용융자금리를 내린 KTB투자증권의 결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지난달부터 신용융자금리를 내렸다.

신용융자이자율을 온라인 수수료 체계와 연계해 기본등급에는 이자율 9%를, 실버등급은 7%, 골드등급은 5%를 적용한다. 기간과 관계없이 단일이자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기간에 따라 1~15일에는 9%를, 16~30일에는 10%, 31일 이상에는 12%의 신용융자 이자율을 적용했었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이 당장 수익도 중요하지만 고객 마음을 잡는 게 우선이라며 신용융자이자율 인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들의 신용융자이자율에 대한 비판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다.

당시 김종석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은 "증권사들은 고객들이 이자율에 둔감하다는 점을 악용해 보이지 않는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증권사 간의 대출금리 신용융자금리에 대한 암묵적인 담합이 있는 게 아닌가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기준금리가 2011년 6월 3.25%에서 현재 연 1.25%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금리는 요지부동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에 금융감독원도 3분기 중 증권사들이 적정한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지 금리 산정 체계를 살펴볼 예정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0일 기준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금리는 5.5~11.5% 수준이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초 있었던 증권사 사장단 회의에서 여론이 좋지 않고, 국회에서도 지적하고 있어 신용융자금리 인하를 검토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신용융자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며 완고한 입장이다. 진 원장이 소집한 자리에서도 한 대형 증권사 사장이 신용융자금리를 내리면 수입에 타격이 너무 크다며 에둘러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브로커리지 비중이 큰 증권사의 경우 신용융자금리를 내릴 경우 1년에 많게는 수입이 수백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융자금리를 은행 금리 등과 단순 비교하면 높은 편인 것은 사실이지만, 신용융자금리를 이용하는 고객 중에서 제때 갚지 못하는 이들도 있고, 증권사는 이런 리스크를 짊어지는 것을 감안해 금리를 산정한 것"이라며 "시중금리가 낮다는 것만으로 신용융자금리가 너무 높다고 비판하면 어떻게 장사를 하라는 것이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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