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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주간전망)

“100m 앞 우회전입니다.” 내비게이션에 들어가 있는 여자는 정말 성격 좋다. 안내하는 것과 다른 길로 가더라도 짜증을 내지 않는다. 열 번이든 스무 번이든 최선을 다해 새로운 경로를 싹싹하게 알려준다. 며칠 전 집에 오는데 내비게이션은 늘 다니던 경로와 다른 길을 안내했다. “여기는 내가 더 잘 알지”라는 생각에 무시하고 익숙한 길로 들어섰더니…. 어이쿠! 사고가 났는지 길이 꽉 막혀있는 게 아닌가! 차를 돌리지도 못하니 꼼짝없이 갇히고 말았다. 옆자리에 있던 아내가 말했다. “내비게이션이 비웃겠다. 말 안 듣더니 꼴좋다고….”

차트를 볼 때마다 나는 기술적 지표들이 내비게이션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알려주는 대로만 행동하면 크게 실패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이를 무시한다. 내비게이션보다 내가 길을 더 잘 안다는 생각에 다른 길로 들어섰다가 낭패를 겪듯, 기술적 지표들의 신호에도 불구하고 직감을 따랐다가 큰 손실을 경험하곤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고집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참 어렵다.

지난주에 나는 ‘그날’이 왔다고 주장했다. 주식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말하기 무섭게 주가는 지난 목요일 장중 50포인트나 추락하면서 2,400에 아슬아슬 걸렸다. 비결이랄 것도 없다. 기술적 지표들이 일제히 “매도!”를 외쳤기 때문이다. 단기지표인 스토캐스틱은 말할 것 없고, RSI며 CMO 심지어 다소 늦은 MACD마저 ‘팔라’고 나서는데 어찌 다른 주장을 할 수 있을까. 물론 투자자에 따라서는 지표의 신호를 무시한 채 자신의 ‘감’을 믿고 팔지 않았거나 심지어 추가로 매수하였을 수도 있었다. 만일 그랬다면 차트에 긴 장대 음성을 만든 지난주 목요일을 온전히 피해 나가기 어려웠을 터.

보조 기술적 지표도 그렇지만 일목균형표의 전환선이 예전과 달리 하락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는 것도 주목해야 할 대목. 이번 상승추세의 출발점을 1,817.97(2016년 2월 12일)로 볼 수 있겠는데, 그 이후 전환선은 4, 5차례 정도 하락한 적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주가는 어김없이 단기조정국면으로 들어섰던 것을 차트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진리를 고려한다면 이번에도 역시 단기조정은 필연적이겠다.

다만 지수의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목균형표로는 여전히 상승세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주가 아래로 구름의 든든한 지지가 예상되는 데다 그에 앞서 후행스팬과 26일 전 캔들과의 관계에서 주가가 상당 부분 떠받힐 공산도 높다. 26일 전 캔들이 버티는 2,400~2,370 언저리가 1차 방어선이 될 것이고, 설령 그게 무너지더라도 2,350~2,300 수준에 걸쳐있는 구름이 2차 방어선으로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매수하고 싶다면 기술적 지표들이 “사라!”고 할 때까지 잠시 기다리고 싶다.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하지 않았다가 ‘비웃음’을 당하는 꼴이 안 되려면 말이다.

(달러-원 주간전망)

기술적 지표로 말한다면 달러-원의 경우는 진즉에 ‘매수’ 신호가 발령되었다. 예민한 스토캐스틱이 7월 20일, 1,114원 수준에서 제일 먼저 신호를 나타낸 이후 RSI와 RVI가 그 뒤를 잇더니, 늦지만 안정적인 MACD도 지난주 목요일(8월 3일)에 매수대열에 합류하였다. 이런 상황이니 환율이 오르지 않는 것이 되레 더 이상하다.

하지만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코스피가 현재 단기조정 국면에 접어들긴 했지만,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일목균형표로 따져 코스피지수는 아래로 든든한 구름을 지지선으로 하는 상승세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듯 달러-원 환율은 구름이 위쪽에서 저항선으로 버티는 하락세의 와중에 있기 때문이다. 환율의 경우 위에서 저항선이 내리누르고 있는데 상승 폭이 커질 수는 없을 터.

스토캐스틱 등의 ‘단기’ 지표는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는 데 유용하지만, 일목균형표는 전반적인 대세를 읽는 데에 탁월하다. 사실을 말한다면, 일찌감치 매수신호를 발령했던 스토캐스틱은 그 이후 달러-원이 연이어 오르자 어느새 과열국면에 접어들었다. 여기서 환율이 조금이라도 하락하는 기미를 보인다면 스토캐스틱은 즉각 ‘매도’로 입장을 바꿀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스토캐스틱은 5일간의 움직임을 3일 이동평균하여 산출한 지표인지라 원래부터가 초단기 지표이기 때문.

여기서 환율이 오르더라도 당장 1,131원부터는 구름의 저항을 만날 예정이다. 설령 그걸 뿌리치더라도 1,135원에는 기준선이 버티고 있다. 특히 후행스팬은 26일 전의 캔들과의 관계에서 저항선이 되기도 하지만 혹은 구름과의 관계에서도 지지 또는 저항선을 만들기도 한다. 1,135원 언저리는 후행스팬과 구름의 역학관계로도 저항선이 될 전망이니 이래저래 중요한 수준이다.

반등할 수는 있겠으나 반등 폭이 제한적이라면, 그리고 전체적인 대세는 하락세라면, ‘전략’은 정해졌다. 물론 ‘셀 온 랠리’. 1,130원 이상에서 매도할 수 있다면 대만족.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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