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인공지능(AI)이 현실 세계에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선두 업체는 물론 국내 토종 IT 업체들도 AI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업체들은 인수·합병(M&A)이나 연구소 설립을 통해 AI관련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금융과 결제, 번역 등 광범위한 영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제조업체와 금융업체들도 IT업계와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을 서둘러 도입하고 있다. 네이버와 미래에셋대우의 제휴, 현대자동차와 카카오의 협력은 대표적인 예다. 최근에는 새로 짓는 아파트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인공지능 혁명이 우리 눈앞에서 생생하게 진행되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달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문제가 일자리다. 인공지능은 현실에 존재하는 일자리를 상당 부분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이 커지면서 인간의 단순한 업무는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의 발전에 위협을 느껴 금융권을 떠나는 직원들이 있다고 한다. 특히 새내기 직원들의 동요도 있다고 하는데, 신입사원의 움직임이 업계의 미래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시그널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30년 안에 인간은 하루 4시간씩, 일주일에 나흘만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발달함에 따라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을 에둘러 경고한 말이다.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화두는 일자리다. 그러나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는 고민이 담겨있는지 궁금하다. 각 기업체에서 공개채용을 서두르고,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없이 정부 시책에 호응하고 마는 제스처에 불과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최저임금 인상 등 기업체에 부담을 주는 정책은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는 역효과를 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기업들이 최저임금에 대한 부담으로 오히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것이다.

공무원들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많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무원을 늘리는 게 과연 합리적 선택인지 경제계에선 의문을 표시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공무원 정년 연장 움직임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시험만 통과하면 정년 보장에 두둑한 연금이 지급되는 '꿀 빠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청년층 대부분이 공시족이 돼 시험준비만 하는 세태가 과연 인공지능 시대 한국 경제의 미래에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될는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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