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새 정부 출범에도 주택시장은 부동산 정책이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은 무주택자가 내 집 마련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최근 '돈 되는 아파트 돈 안되는 아파트'라는 다소 원색적인 제목의 책을 출간한 그는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가구 추이, 택지공급, 정책변수가 모두 상승을 가리키고 있다고 제시했다. 주택보급률의 허점, 노후주택 문제를 고려하면 국내 주택시장은 절대적인 공급부족 상태라는 해석도 곁들였다.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13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여전히 우리나라는 무주택자가 800만 이상이다. 다주택자가 이득을 보고 무주택자가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며 "최소 5년 안에 손해 볼 일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무주택자에게 주택 구매를 권유하려고 책을 썼다"고 말했다.

최근 주택가격이 서울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는 데 대해서는 정권 교체에 따른 주택정책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채 애널리스트는 "주택시장의 세 사이클 중 하나인 부동산 책과 관련해서 작년 11·3 대책 이후에 눈치보기 장세가 있었다"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도시재생 이야기뿐이었다. 시장은 부동산정책이 바뀌지 않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채상욱 애널리스트와의 일문일답.

--1년 만에 두 번째 책이 나왔다.

▲2014년 전까지 대세는 주택시장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일본에 대한 이야기, 가구추계 등등. 작년 9월 인구주택총조사 데이터가 나왔는데 인구, 가구 규모가 추계했던 것보다 높았다. 외국인 가구, 1인 가구 등이 변수였다.

주택시장은 인구와 가구 등 롱 사이클, 택지와 주택공급의 미드 사이클, 경기와 정책의 쇼트 사이클로 돌아간다. 그런데 롱 사이클에 변화가 왔고 박근혜 정부는 택지공급촉진법 폐지 추진 등 공급축소 정책으로 미드 사이클을 죽여놨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무주택자가 800만 이상이다. 다주택자가 이득을 보고 무주택자가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무주택자가 1주택자 되는 것이 1주택자가 다주택자 되는 것보다 어렵다. 최소 5년 안에 손해 볼 일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무주택자에게 주택 구매를 권유하려고 책을 썼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는데 공급부족을 강조하고 있다.

▲첫 번째, 집을 숫자로만 봤을 때는 전국 보급률이 102%다. 이건 통계의 오륜데 일반가구만 추계했기 때문에 외국인 가구가 산식에서 빠졌다. 외국인 가구가 43만 가구다. 이들은 주택보급률의 사각지대에 있으면서 주택을 소비한다. 외인 가구까지 고려해 보급률을 따지면 서울은 아마 92%로 떨어질 것이다.

다음으로 주거의 질이 문제다. 주택재고 1천636만호 중에서 단독주택 397만호다. 아파트가 천만호가량 되고, 나머지는 주상복합, 연립다세대다. 그런데 단독주택 397만호는 다가구 구분거처를 반영하지 않았다. 다가구를 구분하면 830만호로 두배나 늘어난다. 그러면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830만호 중 20년 이상 낡은 단독주택이 600만호로 대폭 늘어난다. 전체 주택재고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아파트도 다르지 않다. 전체 아파트 980만호 중 30년 이상이 50만호, 20년 이상이 276만호다. 20년 이상된 아파트가 326만호로 전체 아파트 재고의 3분의 1수준이다. 여기에 1인당 주거면적, 내부구조에 대한 선호 등을 고려하면 주택수요는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금 주택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다.

▲주택시장에도 1등주, 2등주가 있는데 서울 강남이나 서초가 너무 오르니까 이들 지역에 대한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 따라서 오르고 있다. 또 가격격차가 너무 커지니까 갭 메우기가 일어나서 분당, 판교, 광교 등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평촌, 안양, 일산도 오른다. 서울 도심에서는 중구가 너무 세니까 은평구, 경기 고양, 행신, 일산으로 번져간다.

--가격 상승의 동력은 뭘까.

▲주택시장의 세 사이클 중 하나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 작년 11·3 대책 이후에 눈치보기 장세가 있었다. 정권교체로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고 공급 패러다임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그런 거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도시재생 이야기뿐이었다. 계속 전 정부의 정책을 답습하는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그러니 조기 대선까지 6개월가량 억눌린 수요가 경기부양 등과 맞물리며 가격을 올리고 있다. 어느 정도 지나면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

9년만의 정권교체인데 부동산에 대해서 도시재생만 있는 것이 부동산에 대한 관심 수준을 드러냈다. 도시재생도 사이즈가 너무 크다. 10조원씩 연간 100곳 지원하면 사업장당 1천억원이다. 10조원중 재정이 2조, 주택기금이 5조, 공기업이 3조를 담당하는데 재정만 획득하면 나머지는 따라온다는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정권이 바뀌었는데 시장은 부동산 정책이 바뀌지 않았다고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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