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채권을 팔고 주식을 사는 이른바 '트럼프 거래'는 어느 순간부터 인기가 식기 시작했다. 미국 정국 불안이 심해지면서 10년물 국채금리가 그의 당선 이후 최저치까지 하락하는 등 트럼프 거래는 갈수록 실종되는 분위기였다.

4일 미국 마켓워치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인식에 동조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감언'이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10년물 금리는 그의 지지율을 밀접하게 추종하고 있으며 트럼프 거래가 끝났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판단이다.

미국 여론조사 분석업체 파이브써티에잇(538)의 분석 결과 올해 들어 지난 8월 중순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는 자체 신뢰도를 바탕으로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한 뒤 각기 가중치를 달리 적용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1%포인트 오를 때 10년물 금리는 3bp 상승하는 상관계수가 확인됐다"며 이는 달리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 1월부터 45%대를 유지했을 경우 현재 10년물 금리는 2.40% 수준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정부가 폐쇄되거나 세법 개정안이 좌초될 가능성을 투자자들이 과대평가할 수 있겠지만, 교착상태가 풀리면 10년물 금리는 2.10%와 2.60% 사이의 박스권 흐름을 탈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의 제임스 웰던과 찰스 히멜버그 시장 전략가는 "워싱턴 정가를 둘러싼 기류가 얼마나 비관적인지 고려할 때 정책 도입 과정에서 '긍정적인 서프라이즈'가 나올 경우 10년물 국채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오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 전략가는 이 같은 상관계수가 나타났고 해서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가 하락하면 반드시 10년물 국채금리도 심리적 저항선인 2%를 하향 돌파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10년물 국채가격이 강력하게 상승한 배경에는 물가상승률 부진이나 달러화 가치의 급변동 등이 있을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과 미국 국채금리 간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오인해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지면서 트럼프 거래는 갈수록 외면받는 흐름이다.

인프라 건설 부양책에 의존하는 기업의 주식들은 트럼프 정부의 출범 이후 오히려 시장 수익률을 하회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치겠다고 공언했지만, 멕시코 페소화의 가치는 되레 2%나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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