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크 지수에서 '달러·유로·파운드'만 남기는 방안 제시

"채권 투자 국제 다각화 이익 크지 않다" 지적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가 일본과 신흥국 채권, 회사채 등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채권 투자 가이드라인을 대폭 수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 원화채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 채권시장에도 앞으로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GPFG는 4일(현지시간) 공개한 재무부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벤치마크 채권지수를 달러와 유로, 파운드 표시 명목 국채로만 구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GPFG는 현재 23개 통화로 채권지수를 구성하고 있으나 일본 엔화와 신흥국 통화는 장차 모두 빼자는 것이다.

GPFG는 또 국채보다 위험성이 큰 회사채와 만기가 10년이 넘는 장기채도 채권지수에서 제외할 것을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을 하게 된 데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광범위한 국제 다각화로 인한 이익은 주식에 대해서는 상당하지만 채권에 대해서는 크지 않다(moderate)"고 배경을 설명했다.

GPFG는 이미 전체 자산의 70% 정도를 전 세계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므로 "여러 가지 통화로 채권 투자를 다각화함으로써 얻는 위험의 감소가 없다"는 것이다.

노르웨이 북해 유전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운용되는 GPFG는 지난 2분기 말 기준으로 전체 자산의 시장가치가 8조200억크로네(약 1천169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큰손'이다.

이 중 채권은 32.4%를 차지한다.

이번 방안이 노르웨이 정부에 의해 승인된 뒤 GPFG가 이에 따라 채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 채권지수에서 제외된 국가들에 대한 GPFG의 채권 투자는 점진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 2월 GPFG의 주식 투자 한도를 60%에서 70%로 높이기로 결정해 채권 투자는 줄이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2분기 말 기준 GPFG의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국채는 525억1천600만크로네(약 7조6천억원)를 차지해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위에서 6위까지는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국채가 포진해 있으며 이 가운데 멕시코(4위)만이 신흥국이다.

GPFG는 원화에 대해 신흥국 익스포져 중 약 25%를 차지한다면서도 "수익률이 미국 명목 국채와 같다"고 지적했다.

또 20개 통화를 채권지수에서 제외해도 "위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세계 주요 통화인 엔화를 배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일본의 채권시장은 규모가 크지만, 현재 채권지수에서 상당한 비중을 가진 다른 통화들에 비해 유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GPFG는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따라 새로 채권지수를 구성할 경우 달러는 54%, 유로는 38%, 파운드는 8%를 각각 차지할 것으로 계산했다.

GPFG는 회사채도 위험과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왔으므로 배제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GPFG의 2분기 말 기준 채권 보유 현황>

※자료: GPFG 홈페이지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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