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하반기 신입 직원 채용시즌이 돌아왔다.

지난 수년간 졸업을 앞둔 SKY 상경계열 학생들의 선망 직종에는 '증권맨'이 항상 순위권에 있었다. 증권사 여러 부서 중에서도 학생들이 선호하는 부문은 서로 다르기 마련인데, 학생들이 몰리는 부서가 그 부서의 '호시절 끝물'이라는 속설이 있다.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만 해도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인기가 높았다. 각 학교의 취업게시판과 유명 금융권 취업 K 카페 등에는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에 관해 묻는 글들이 많았고 그에 답변을 다는 선배들의 어조에도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이러한 인기를 반영하듯 용대인 전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지난 2011년에 출간한 '애널리스트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직업'이라는 책은 상경계열 대학생들에게 인기 서적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 유럽발 재정위기가 불거지며 리서치센터에도 시련이 닥쳤다. 거래대금이 급감하며 증권사들의 실적이 악화했다.

이에 2011년 초 1천500명에 달했던 증권업계 리서치센터 인력도 대폭 줄어 2013년 1천360명대로 내려앉았다. 2008년 이후 매년 100여명 씩 증가했던 리서치센터 인력이 수년 만에 처음으로 급감한 것이다.

최근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입사하는 것이 목표라는 한 대학생이 취업 카페에 올린 글에는 "일은 더 늘고 연봉은 낮아지는 게 추세이며 대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뒤 업황이 좋아졌을 때 다시 생각해보라"는 현직자의 답변이 달려있다.

애널리스트의 인기가 시들해지며 떠오른 부문이 채권 관련 부서였다. 이 당시 취업준비생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금융권 취업 카페에는 '채권 운용 부서에 가려면 어떤 자격증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묻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후 2013년 6월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테이퍼링(양적 완화의 점진적 축소)을 언급하며 채권시장은 '버냉키 쇼크'에 빠졌다. 채권 금리 급등에 따라 증권사들의 채권 운용 손실도 불어나며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 등 많은 증권사가 적자를 시현했다.

그렇다면 현재 상경계열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증권사 부서는 어디일까.

최근 신규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한 증권사의 인사 담당자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IB 부서 등에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신규 부동산 사업의 감소 등의 요인으로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실적이 위축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우발채무 등의 우려감으로 PF 시장에 대해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한 관계자는 "그간 증권사 인턴십이나 대학생 서포터즈 등의 프로그램도 축소돼 학생들이 희망 직무 체험이나 현실성 있는 정보를 획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으로 올해 증권사 채용 시장은 이전보다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다소 성차별적인 발언일 수 있지만 남초(남자 초과)가 두드러진 증권사에서 부서 내 여성 비율이 30%가 넘어가면 가장 호시절이 지나고 있다는 말도 있다"며 "최근 IB 부서에서도 점차 여성 비중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산업증권부 황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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