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추석 연휴 이후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돌아온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지수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대장주 삼성전자도 최고치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2,480선에 머물고 있는 코스피는 연내 2,500은 물론 2,600선을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잇따른 도발로 인해 미-북 관계가 악화되며 눌려있던 증시가 모처럼 기지개를 켠 것으로 해석된다. 연휴 중 미국 측에서 대화를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기 시작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이 나오지 않으면서 시장참가자들이 일단 안도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 계획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초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강력한 도발을 예고했던 북한이지만, 트럼프의 순방을 앞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할 때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도발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시장 전체에 온기가 퍼지며 주가가 광범위하게 오르고 있으나 증시를 마냥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의 증시 랠리는 상장사들의 실적 호전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업종별, 기업별 편차가 크다는 문제도 있다.

주식시장은 경제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한다. 이 거울은 밝은 면도 있지만, 어두운 면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 잘 나가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와 IT의 실적 상승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으나 이면에는 실적 부진에 고통받는 업종도 많다. 경제의 양극화와 증시의 양극화가 결국 우리 증시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 없게 만드는 요소라는 지적이다.

우리 기업들이 미래를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호황을 만나 실적 대박 신화를 쓰고 있으나 정작 미래 먹거리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룹의 수장인 이재용 부회장이 옥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는 점이 장차 리스크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윤부근 대표는 지난달 "선단장이 부재중"이라는 표현을 쓰며 미래를 위한 투자와 사업구조 재편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실제로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이 적극적인 M&A(인수합병) 전략을 펼치며 4차 산업혁명을 진행하는데 삼성전자는 올해 단 1건의 M&A에 그치며 이들과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민국 최고의 이익을 내는 삼성의 현재 상황이 이런데 다른 기업들의 상황은 말할 것도 없다. 듣기 좋은 구호만 난무하고 구체적인 실행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아쉽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우리 경제의 10년을 좌우할 미래 산업의 큰 그림이 하루빨리 나오기를 기대한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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