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우리 경제가 수출과 재정 주도 성장으로 올해 3% 이상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26일 발표한 3분기 성장률은 1.4%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우리 경제는 3.6% 성장도 가능해 보인다. 구조적 저성장 국면 빠질 것이라는 비관론을 딛고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꿈틀대는 모습이다.

여기에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2,500을 넘어 내년에는 3,000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언제든 대한민국 경제는 또다시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

금융위기와 저성장, 실업, 불황은 언제나 찾아오기 마련이다. 자본주의 경제는 불황과 호황을 반복하고, 이는 자본주의의 한계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경제 선진국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해선 불황을 얼마나 짧게 겪고 탈출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할 순 없다고 하지만 불황 짧게, 호황은 길게 가져가야 우리 국민의 삶도 윤택해 지고, 국가도 부를 축적할 수 있다.

1929년 미국의 대공황은 자본주의 경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일대의 사건이었다. 근로자의 4분의 1(1천500만명)이 실업자로 전락했고, 도산한 기업 수는 8만개에 달했다. 이에 많은 경제학자가 불황의 이유, 불황을 탈출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에 빠졌다.

이때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국 이론경제학자 조셉 슘페터는 불황을 탈출할 방법으로 '혁신'을 꼽았다.

슘페터는 저서 '경제발전의 이론'에서 "자본주의에서 불황과 위기가 찾아오는 것은 불가피하고, 불황은 혁신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며 "불황에서 호황으로 가는 결정적인 계기는 혁신뿐이다"고 주장했다.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앙트레프레너)하는 것만이 불황을 탈출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말한 혁신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는 혁신이란 부자가 많은 스타킹을 신는 게 아니라 가난한 다수의 공장 여직원이 스타킹을 모두 신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현재 생산하고 있는 동일한 재화나 용역을 보다 저렴하게 대량생산하는 것이다. 그래야 대중의 부가 축적된다고 본 것이다.

슘페터의 혁신은 양적 성장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많은 물건을 옮기기 위해 마차에 말 한 마리를 두 마리로, 세 마리로 늘려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나 기차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혁신이다. 자동차와 기차의 등장으로 마차산업은 자취를 감췄다. 즉 혁신은 파괴를 동반한다. 스마트폰과 디지털 음원의 등장으로 CD 산업이 사라진 것처럼 말이다.

혁신에 실패한 기업은 사라지고, 새로운 기업이 등장하면서 불황은 극복된다. 그래서 슘페터는 혁신을 '창조적 파괴자'라고 불렀다.

대한민국 경제도 창조적 파괴자가 있어야 지속 성장과 함께 경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혁신성장이 슘페터의 경제 이론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면 환영할 만할 일이다. (정책금융부 이성규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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