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기업은 자신들의 사업 모델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하고 정부는미래 성장을 강화할 수 있는 연구와 사람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세금 정책을 활용해야 한다"

사람 중심의 성장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관료가 한 말이 아니다. 다국적 기업인 유니레버의 폴 폴먼(Paul Polman) 회장이 어니스트앤영(EY)과 인터뷰에서 성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강조한 말이다. 폴 회장은 한때 성직자가 되려고 했던 인물이다. 별명도 '세인트 폴'(St Paul)이다.

그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뒤쳐진 시스템은 파멸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제 정부와 기업이 새로운 파트너십으로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성장을 위한 합의를 도출하는 게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에게 사업은 공급체계를 포함해서 전체에 대해서 생각해야 지속가능하고 제대로 하는 것이다.





<위로부터 유니레버의 폴 폴먼.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그는 "사회에서 기업의 목적과 역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다"면서 "기업가들은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자원을 더 아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일자리를 줄이고 자원을 낭비하도록 유도하는 세제 시스템을 재고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폴은 또 정부가 질 높은 공공 서비스를 보장하면서도 기업 활동을 방해하지 않을 수준의 세제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제와 경제성장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세인트 폴만 이런 주장을 한 게 아니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기업이 좀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봇이 (인간과) 같은 일을 한다면 (인간과) 같은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로봇에 세금을 부과해서 조성한 자금으로 자동화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재훈련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로봇이 세금을 낼 수는 없지만 로봇을 이용해 번창한 기업은 세금을 낼 수 있다는 게 빌 게이츠의 주장이다.

그는 "예컨대 공장에서 5만달러 상당 일을 하는 노동자는 소득세와 사회보장세 등을 내야 한다"면서 "로봇도 같은 일을 한다면 비슷한 수준의 세금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유럽 의회에서 로봇세 도입이 근소한 표차이로 부결되기도 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등은 로봇세 도입에서 한발 더 나가 기술도입으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을 위해 기초소득보장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기초소득보장제는 허무맹랑한 생각이 아니다. 핀란드,캐나다 온타리오주,네덜란드의 몇몇 도시들은 기초소득보장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기 위해 이미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사람중심 경제성장을 위한 세제개편안과 확장적으로 편성된 429조원 규모의 2018년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갔다. 우리 국회도 공존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강조하는 서구 백만장자의 지혜를 배워보는 건 어떨까. (취재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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