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올 한 해 국내 증시는 오랜 박스권을 깨고 레벨업에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이슈가 있었지만, 증시의 내성은 오히려 강해진 모습이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과 긍정적 요인들이 혼재했다.

올해 내내 북한 리스크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감이 국내 증시에 어둡게 드리워졌다.

북한은 총 16차례에 걸쳐 미사일 도발에 나섰고 그때마다 외국인의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 그러나 그간의 학습효과로 인해 증시 낙폭은 크지 않았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라, 한류 관련 종목들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중국 정부는 사드 보복의 하나로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내렸다. 한·중 관계가 경색되며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여행 관련 종목의 주가도 뭇매를 맞았다.

사드 배치가 결정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여간 관련 종목 주가는 평균 25%가량 하락했다.

연초에는 '탄핵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의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이었다. 탄핵정국에 따른 불안감에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조기 대선에 따른 대선 테마주의 급등락도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이후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선고했고, 새 정부 출범으로 '허니문 랠리'가 이어졌다.

예상을 뛰어넘은 미국 증시의 랠리는 국내에도 긍정적인 변수가 됐다.

당초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증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그러나 미국 증시 주요지수는 최고치 랠리를 이어갔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1년간 수익률이 20%에 달하며 주요 대통령 중 취임 이후 세 번째로 주가를 크게 끌어올린 대통령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이례적으로 증시 휴장 일도 늘어나 증권 유관기관 노동자들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국내 증시는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열흘간의 휴장기를 가졌다. 추석 연휴에 더해 임시 공휴일까지 지정되며 1985년 코스피 출범 이후 역대 최장기간 휴장 기록을 세웠다.

달콤한 황금연휴가 지나고, 내수 진작 효과 등이 호재로 반영되며 10월 10일 코스피는 40포인트 가까이 뛰어올랐다. 그 이후로 랠리가 지속하며 10월 말에는 2,500선을 상향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포항 지진 발생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이로 인해 원래 수능일은 16일은 물론, 일주일 연기된 수능에 맞춰 23일에도 증시 개장시간이 1시간 늦춰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되돌아보면 올해 국내 증시에 여러 돌발변수가 있었다"며 "그렇지만 새 정부 출범 기대감, 반도체 업종의 호실적 등을 바탕으로 오랜 박스권 등락 장세를 상승 돌파로 끝낸 기념비적인 해였다"고 진단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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