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3일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 화제의 중심은 단연 초대형 투자은행(IB)이었다. 대형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초대형 IB 사업 계획과 전망을 일제히 쏟아놨다.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금융계 인사들도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에 나선 것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최 부회장은 "(공정위)조사에 성실하게 응하고 있다"며 "설마 (단기금융업)인가를 아예 안 내주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7천억원을 조달한 것은 (단기금융업 인가를 생략하고) 종합투자계좌(IMA)로 직행하기 위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난 2년 연속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던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옛 현대증권 시절 불법자전거래로 중징계를 받은 이력 탓에 단기금융업 인가가 지연되고 있는 KB증권의 윤경은 각자대표는 "KB증권이 오는 5월까지 단기금융업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것이 공식적인 것은 아니다"고 했다.

윤 대표는 "가능한 빨리 (단기어음 발행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단기금융업 인가에 청신호가 켜진 NH투자증권의 김원규 사장은 "이달 중에는 발행 어음 인가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NH투자증권은 김용환 회장이 2015년 금융감독원 필기시험 합격자 수 조작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데 따라 단기금융업무 인가 안건이 상정되지 못하는 상태였지만, 최근 서울남부지검이 김 회장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마친 데 따라 인가를 받을 확률이 높아졌다.

김 사장은 "선발 증권사가 이미 이틀 만에 5천억원 판매한 사례가 있어서 2호로 NH투자증권도 최소 4천억원에서 5천억원 정도는 발행해야 한다고 본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의 유상호 사장은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다. 유 사장은 "우리 입장에서는 다 같이 단기금융업 경쟁을 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다 같이하면 파이가 커지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신년인사회에는 차기 금융투자협회장직에 도전장을 낸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과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이 등장해 '표심 얻기'에 나섰다.

권 사장은 "황영기 금투협회장이 돌발적으로 회장직 연임 포기를 발표한 데 따라 차기 협회장직에 지원했다"며 "협회는 어느 업권에 치우치기보다 고루 둘러봐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과 규제 조율, 해외 진출 등 고려할 점이 아주 많다"며 "증권업뿐 아니라 벤처캐피탈에 있었고 운용사 자회사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금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황 전 사장은 "증권업과 운용업의 차이는 양식과 한식의 차이와 비슷하다고 본다"며 "이런 차이를 잘 조율하는 협회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오랜 기간 준비해왔다"며 "내일이 협회장 후보 서류 접수 마지막 날인데 잘 준비한 만큼 빨리 서류를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증권팀 이미란·김지연·김경림·황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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