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6일 서울외환시장은 달러화 1,060원대에서 전일 급락에 따른 반작용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일 달러화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스위스 다보스포럼(WEF)에 참석해 달러약세를 환영하며, 미국의 무역과 기회 측면에서 확실히 달러약세가 미국에 좋다고 언급한 여파로 1,058원대로 급락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연저점이자 2014년 10월말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루 만에 므누신 장관의 발언을 뒤집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달러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고, 궁극적으로 나는 강한 달러를 보길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달러 강세 발언으로 달러화는 다시 1,060원대로 오른 후 레인지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므누신 충격에 따른 달러 약세와 트럼프에 따른 달러 강세로 한바탕 외환시장을 흔들어놨다.

이는 지난해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를 '환율조작국' 카드로 위협한 미국의 입장에서는 자기 무덤을 판 셈이다.

글로벌 달러 약세를 대놓고 유도함으로써 외환시장을 교란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 '환율조작' 카드를 적용하기 전에 미국이 달러 약세 유도에 앞장선 셈이다.

'아메리칸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외환시장에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웬일로 달러 강세를 옹호하고 나섰느냐는 점이다.

미국 제조업을 살리느라 불과 며칠전 한국 세탁기와 태양광 모듈에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를 취한 시점이다.

우리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 세이프가드 양자협의요청서를 제출했다.

보호무역주의 우려로 유로-달러 환율은 1.24달러대로 급등했다.

달러 약세를 예상한 시장 참가자들은 발빠르게 유로화로 갈아탔다.

시장에서는 유로-달러 환율이 1.25달러선에서 빅피겨(큰자릿수) 저항선을 형성하면서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유럽중앙은행(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 금리를 동결하고, 자산매입이 끝난 후에도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는 "유로존 경제가 견고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언급해 불붙은 유로화에 기름을 부었다. 유로-달러 환율은 1.25달러대로 급등했다.

전일 므누신 미 재무장관에서 촉발된 달러 약세는 ECB 발표 이후에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드라기 ECB총재가 아니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로화 폭등에 제동을 걸었다.

원래 의도한 바와는 다를 수 있으나 트럼프의 달러 강세 발언은 유로 강세에 따른 ECB의 고민을 해소했다.

이날 서울환시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달러 강세 옹호에 전일 급락폭을 일부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시장참가자들은 언제든 글로벌 달러약세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상태다.

이와 함께 1,060원대에서 외환당국이 계속 불편해 하며 개입 의지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지켜봤다.

그리고 글로벌 달러 약세가 확대되면 저점이 1,050원대 후반에서 조금씩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점도 확인했다.

이날 달러화는 반등 후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외국인 주식자금 등에 상단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큰 흐름은 달러 약세라는 점을 일정부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달러화가 반등 후 무거운 흐름을 보일 수 있다.

이날 개장 직전인 오전 8시50분에 일본은행(BOJ) 12월 금융정책 결정회의 의사록이 나온다.

달러-엔 환율이 109엔대로 급등한 상태에서 추가로 오를지 주목된다.

이 경우 장초반 다른 아시아통화 흐름과 비교하며 달러화가 연동될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상승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65.40/1,065.7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058.60원) 대비 7.60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058.00원, 고점은 1,066.00원이었다.(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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