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노장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사라진 줄 알았더니 노는 물만 바꿨더라. 옛 LG증권 출신 프랍트레이더 얘기다.

최근 증권가에 입사한 이들에겐 생경하겠지만, 13년 전까지 LG증권이란 곳이 있었다.

지난 1995년부터 2005년 무렵까지 존재했던, 현재 NH투자증권의 전신이다. 앞서 LG증권은 우리증권과 합쳐져 우리투자증권, 이후 2014년에 NH농협증권과 합병돼 NH투자증권으로 바뀌었다.

이미 여의도에서 이름이 없어진 지는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이곳 출신의 프랍트레이더들이 최근 바이사이드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인 앱솔루트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투자자문사 때부터 롱숏 운용으로 이름을 날린 이곳은 송맹근 대표가 세웠다.

송 대표는 LG증권에서 리서치와 프랍트레이더를 거쳐 이트레이드증권(현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부사장까지 올랐다.

그는 최근에 LG증권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던 성철현 전 현대증권(현 KB증권) 전무를 공동 대표로 영입하기도 했다.

성 전무는 과거 LG증권에서 채권 운용 프랍트레이더로 근무했다. 이후 현대증권에서 캐피탈마켓 부문장으로 트레이딩을 총괄했다.

이들과 LG증권에서 동고동락한 또 다른 인물은 안정환 BNK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다.

안 전무는 LG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스몰캡 팀장을 하다 프랍 트레이더로 전향했다. 이후 송맹근 대표와 함께 이트레이드증권에 갔다. 2016년에는 스테이트에셋이란 회사를 새로 차리기도 했다.

스테이트에셋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이윤학 BNK운용 대표의 러브콜을 받고 올해 초 BNK운용 CIO 자리로 옮기게 됐다.

LG증권이 우리투자증권으로 변신한 이후에도 트레이딩 사업부의 명성은 유지됐다.

이때 트레이딩 사업부를 이끌던 인물은 박휘준 보고펀드자산운용 대표다.

그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우투증권에서 트레이딩 사업부를 진두지휘했다.

최근 신생 헤지펀드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프랍 트레이더 출신들도 꽤 바이사이드로 옮겨가고 있지만, LG증권은 프랍의 1세대 산실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단 평가를 받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프랍 트레이딩이란 걸 제대로 시도하고 많은 선수를 배출한 곳이 LG증권이다"며 "이들이 키운 프랍트레이더 2세대, 3세대들도 실력파로 알려져있다"고 귀띔했다.

(산업증권부 김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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