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올해 3.4분기 국제유가의 흐름은 공급 측면이 관건이라고 시장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미국의 산유량 증가세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효과를 얼마나 상쇄할 것인지 여부다.

OPEC은 지난 5월 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유가 하락세를 방어하기 위해 오는 7월부터 내년 3월까지 9개월간 산유량 감산 규모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연장 방안에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산유량이 증가하면서 OPEC의 감산분이 충분히 상쇄될뿐더러 국제 수요가 늘더라도 충족시키는 데 무리가 없다고 보는 상황이다.

OPEC의 감산 연장이 효과적인지 의문이 제기되면서 3분기 유가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다음 달 22일부터 3일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감산감독위원회(JMMC)도 주목된다.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라서다.

시장참가자들은 현재 배럴당 45달러 수준인 유가가 3분기 50달러 초반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석유 재고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는 점과 최근 국제유가 급락세가 과하다는 이유에서다.

◆공급 측면 문제…유가 반등 쉽지 않아

29일 연합인포맥스의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852번)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컨센서스는 올해 말까지 배럴당 52.91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인포맥스 폴에 참여한 22개 기관 전문가들은 WTI 기준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올해 3분기 52.76달러, 4분기 55.15달러, 내년 1분기 56.22달러, 2분기 56.95달러에 이르며 점진적으로 상승하리라 전망했다.

BNP파리바가 올해 3분기 WTI 전망치를 배럴당 61달러로 가장 높게 제시했고 인테사 상파울로가 배럴당 46달러로 가장 낮게 추정했다. 폴에 참여한 국내 기관에선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과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모두 3분기 전망치를 배럴당 48달러로 예상했다.

올해 전체 유가 전망치를 가장 낮게 추정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배럴당 49달러, 가장 높게 전망한 곳은 BNP파리바로 57달러였다.







전문가들은 OPEC의 13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11개 비회원국이 감산에 합의했지만, 미국 등 다른 산유국의 생산량이 늘어 감산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 감산으로 하반기에 OECD 재고 감소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기대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재고 감소로 유가는 현재 수준에서 하락하지 않을 수 있으나 상승하더라도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이 늘어 오름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을 주도하는 산유국들이 감산 기간을 연장하는 데 합의했지만, 미국과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 산유국의 생산량 증가세는 감산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이미 드라이빙 시즌 이후 공급과잉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고 공급 측면의 변화가 없으면 유가 반등도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시에테 제네랄(SG)은 "투자자들의 신경은 공급 측면에 온통 쏠릴 것"이라며 "OPEC의 공격적인 감산 움직임과 미국 산유량의 완만한 회복세가 충돌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SG는 "미국의 1일 산유량은 올해 4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만배럴, 올해 전체로는 지난해보다 42만5천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며 유가 흐름을 전망하려면 "미국의 산유량이 OPEC 비회원국 중 가장 핵심적"이라고 평가했다.

◆초과수요 필요…3분기 대규모 추가 감산 가능

전문가들은 미국의 산유량 증가세가 국제 석유 수요를 맞추기에 충분하다는 점도 OPEC의 감산 연장 효과를 희석하는 요인으로 꼽는다.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이 석유 공급량을 늘려 이를 감당하게 되면 OPEC이 감산 기간을 연장한들 유가 반등에 큰 효과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석유 트레이더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미국의 산유량 증가 속도가 OPEC의 산유량 감소분을 상쇄하기에 충분할뿐더러 국제 수요 증가세를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OPEC의 전략이 맞아떨어지려면 3분기에 국제적으로 상당한 초과수요가 발생해 수요공급 균형이 적절하게 맞물릴 수 있어야 한다"며 "글로벌 석유 수요가 현실화하지 못하면 OPEC의 3분기 주요 의제는 대규모 추가 감산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 회원국이 감산 규모를 확대하기로 합의하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상단으로 재반등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SG는 "국제 석유생산 수요는 중국과 인도, 중동 등 신흥 아시아 국가가 주도해 3분기에도 활기를 띨 것"이라며 "올해 하루 수요는 133만배럴, 내년에는 134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OPEC으로선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하더라도 현재 전략을 고수하는 게 나아 보인다"며 "3분기 상당한 초과수요가 발생하면서 국제적으로 수요공급이 균형을 찾을 것이라는 예측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도 올해 안에 50달러 중반 이상으로 오르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내다봤다.

원자재 폴 결과에 따르면 브렌트유의 컨센서스는 올해 말까지 배럴당 55.4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총 25개 기관이 참여한 해당 폴에서 전문가들은 내년이 돼야 유가가 배럴당 60.19달러를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두바이유는 3개 기관이 참여, 올해에는 배럴당 52.50달러, 내년에는 배럴당 56.67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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