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삼성증권 배당 사고 이후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발길이 부쩍 빨라졌다. 여의도에 증권사 사장 20여 명을 소환하더니 갑자기 금감원 근처에 있는 한국투자증권을 찾아 임원들을 불러 모았다.

"한국투자증권도 우리사주 조합이 있죠?"

"저희는 없습니다."

김기식 금감원장은 지난 9일 김성환 한투증권 부사장, 이강행 한국투자금융지주 부사장을 비롯해 한투지주와 증권 임원 7명이 참석한 면담에서 대뜸 우리사주조합이 있느냐고 물었다. 자사주 배당 시스템을 확인하겠다고 나선 금감원이 정작 우리사주조합도 없는 한투증권부터 찾은 셈이다.

원래는 금감원 바로 옆 건물인 하나금융투자에 가려고 했으나 이 증권사 역시 관련 시스템이 없어 방문하지 못했다고 한다.

한투증권은 우리사주가 없으니 지주사의 배당 시스템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면담을 마친 뒤 김 원장은 한투증권 1층 영업점을 찾았다.

영업점에서 배당 관련 전산 제도의 허점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모두가 의아해했지만, 중년 남성 투자자와 몇 분간 화기애애하게 '이번 사건을 잘 마무리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라'는 내용의 대화를 이어갔다.

금감원장이 계속해서 강조하는 바는 한가지다.

'증권업계 전반에서 나타날 수 있는 어떠한 문제 상황이라도 방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자.'

정작 기자들이 계속해서 묻는 질문, 구체적으로 어떤 증권사가 유사한 시스템을 갖고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삼성증권의 징계 수준이 어느 정도 될 수 있을지 등에 대해선 전혀 대답하지 못했다.

증권사 객장에 가서 투자자들의 마음을 달래고, 우리사주나 배당 전산시스템과 일절 관계없는 영업점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생색내기 수준의 현장 방문이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 남는 대목이다.

(산업증권부 김경림 기자)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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