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증권업계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출장 논란에 휘말릴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회의원이나 정부를 지원하는 일은 종종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는데 김 원장 논란이 커지면서 괜히 엮여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 야당 소속 국회의원은 최근 전 금융기관들에 공문을 보내고 2012년 이후 김 원장을 초청해 강연하거나 국외 출장을 지원한 사실이 있는지 내역을 조사했다.

2012년은 김 원장이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내던 시절이다.

이 야당 의원은 국외 출장의 계획서와 결과 보고서, 참석자 개인별 항공기 좌석 등급과 항공료 등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했다.

그가 했던 강연에 대해서도 강연날의 상세한 일정과 전후 식사 내역, 강연 비용과 관련 계약사·영수증 사본 등을 달라고 요청했다.

김 원장의 과거 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과 후원금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정의당을 포함한 야 4당 모두 김 원장의 사퇴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데다 대검찰청이 김 원장에 대한 고발사건을 서울남부지검에 배당하면서 검찰 조사도 기정사실화됐다.

김 원장은 피감기관 돈으로 출장을 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 밖에 한 대기업의 지원으로 미국 스탠퍼드대학에 2년간 연수를 했다는 의혹 등도 제기됐다.

이에 증권가에서도 혹여나 불똥이 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평창올림픽 당시 대량으로 티켓을 구매했던 것처럼 정부사업이나 국회의원 지원 등은 업계에서 관례적으로 종종 있었던 일인데 행여나 불이익을 받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국회의원이나 정부에서 하는 일을 지원하는 것은 업계에서 관행처럼 공공연하게 이뤄져왔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거부하기 어렵다. 일부 대형 증권사나 정부 유관기관 중에서 평창 올림픽 티켓을 대량 구매한 것만 봐도 이런 업계 분위기가 드러난다"고 귀띔했다.

증권사 관계자도 "사실 김 원장의 경우 의원 시절 다른 사람의 잘못을 많이 지적했었는데, 이번 일로 표리부동하다는 인식 때문에 더욱 공격을 받게 된 것 같다"며 "지난 정부 때도 기업 후원금이 논란이 됐었는데, 괜히 엮여서 증권업계로까지 불똥이 튀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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