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 이후 중동 지역 정세 불안이 지속하면서 추가 상승했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2달러(0.3%) 상승한 71.3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수위와 이에따른 세계 원유 공급 축소 규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동 지역 전반의 정세 악화에 대한 긴장감도 유지됐다.

중동 지역의 정세가 꾸준하게 유가에 상승 압력을 제공하는 중이다.

이날 유가는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에 있는 이란군 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는 소식으로 정규장 시작 전부터 상승 압력에 노출됐다.

이스라엘은 골란고원에 주둔하는 이란 혁명 수비대가 골란고원의 이스라엘군을 향해 로켓 공격을 벌였으며 이에 즉시 반격했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바는 예멘 반군 후티도 전일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수발의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와 맞물려 중동 지역 전반의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RBC캐피탈의 헤리마 크로프트 상품 전략 담당자는 "중동의 적대자들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더라도 관리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지난 1914년에도 군대의 계획자들은 같은 생각을 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유가는 다만 급등 피로감으로 이날 장중에는 주로 전장 대비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는 등 전일 나타났던 급등 흐름은 다소 진정됐다.

전문가들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최대 6개월가량의 유예 기간을 거쳐 발효된다는 점도 유가 상승 압력을 다소 누그러뜨린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유가가 단기 급등하면서 차익 시현 욕구가 강해진 점도 상승 속도를 제어하는 요인이다.

유가 전문가들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 수위와 영향을 가늠하면서 유가의 추가 상승 가능 폭을 가늠해보는 중이다.

FGE의 페레이둠 페샤라키 설립자는 "우리는 하루평균 1백만 배럴로 이란 원유 수출을 제한했던 과거 수준의 제재가 대시 부과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여러 단계를 거쳐 원유 수출이 감축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유럽과 중국도 미국에 대항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대신 이란을 선택할 국가는 없다"고 평가했다.

반면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아 자콥 연구원은 "미국 제재로 이란 원유 수출이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 가늠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미국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 전에 사우디아라비아에 유가가 급등하지 않도록 어떤 조처를 할 것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세븐리포트의 테일러 리키 공동 편집자는 "이란 원유 수출이 얼마나 줄어들지에 대한 전망이 분분하다"며 "하지만 최소한 원유 공급은 줄어들게 되고, 이는 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과 탄탄한 원유 수요 등에 더해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날 장초반 나타난 차익실현에도 유가의 추세는 여전히 상승"이라며 "WTI가 배럴당 77달러 수준의 다음 목표를 향해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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