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4월 소비자물가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미 국채 금리가 내린 영향으로 떨어졌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0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39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75엔보다 0.36엔(0.32%)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92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49달러보다 0.0075달러(0.62%)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0.44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30.04엔보다 0.40엔(0.30%) 높아졌다.

달러화는 물가 발표 전부터 엔화와 유로화에 하락 출발했으며, 발표 후에는 낙폭을 확대했다가 다시 줄였다.

달러화는 아시아장에서 109.99엔까지 올랐다가 미 소비자물가 발표 후 109.31엔까지 내렸다. 유로화는 4월 소비자물가 발표 직후 1.1946달러까지 상승했다.

시장은 미 경제지표에 따른 미 국채금리 움직임과 증시 및 유가 동향, 신흥국 통화 가치 등을 주목했다.

전날 달러화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가 3% 선 위로 다시 올라선 데 따라 강세를 보였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전장보다 5bp 낮은 2.95%대까지 내렸다.

파운드화는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BOE)의 금리 동결로 달러에 한때 1.34960달러로 내렸다가 1.35179달러에서 마쳤다. 발표 전에는 1.36173달러에서 움직였다.

BOE는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인상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BOE는 이날 통화 정책 위원회 회의를 열고, 총 9명의 위원 중 7명의 찬성으로 기준금리를 연 0.5%에 동결하기로 했다. 이안 매카퍼티와 마이클 사운더스 2명의 위원은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25bp의 금리 인상 주장을 폈다.

BOE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종전 1.8%를 1.4%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에셋매니지먼트의 카렌 와드 수석 시장 전략가는 "BOE는 향후 3년간 금리를 세 차례 이상 올릴 것"이라면서 "이는 매우 신중한 전망이라 더 많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와드 전략가는 "최근 지표 부진은 일시적인 요인으로 판단하고 브렉시트 협상도 10월까지 대략적 그림이 나올 것으로 본다"면서 "BOE가 올해 11월에 금리를 25베이시스포인트(bp)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전월보다 큰 폭 올랐지만, 시장의 예상치보다는 덜 상승했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2%(계절 조정치) 올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3% 상승이었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로는 2.5%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 예상치도 2.5% 상승이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4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4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1% 높아졌다. 전월 2.1% 상승과 같았다. 애널리스트들은 2.2% 상승을 예상했다.

또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변동이 없는 21만1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1만1천 명은 1969년 4월 중순의 20만9천 명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21만5천 명이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와 유가 상승 속에서도 엔화와 유로화에 낙폭을 유지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 이후 중동 지역 정세 불안이 지속하면서 추가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 상승한 71.3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이날 물가지표가 부진했지만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한 데다 올해 남은 기간에도 공격적인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시각도 여전하다며 양측의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달러의 부활 이야기는 특히 재정 부양에 기댄 미국 성장과 물가 상승 기초여건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SG는 다만 미 국채수익률 곡선은 낙관론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수익률곡선이 맞는 것으로 판명된다면 그때 달러 강세는 일시적인 것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디트는 달러 약세 주기에서도 강세가 나타나는 다양하고 유사한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이런 사례들이 달러를 장기 하락 추세에서 이탈시키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은 "지금까지 현재 달러 강세는 18거래일 동안 4%에 달했다"며 "여기서 추가 강세는 달러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를 강화한다"고 덧붙였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선임 경제학자는 "휘발유 가격이 전월비 3% 오른 것은 헤드라인 물가를 14개월 최고치인 전년대비 2.5% 오르게 했지만 근원 물가 상승폭은 전월비 0.1%에 그쳤다"고 말했다.

피어스는 그럼에도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은 연준의 몇달 전 예상보다 더 가팔라지고 있다며 이는 연준이 다시 6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경로에 계속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먼웰쓰 FX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 시장 분석가는 "어떤 것보다도 이날 물가지표는 달러에서 기록한 인상적인 이익을 현금화하라는 매우 좋은 명분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것 같다"며 그러나 "물가 수치가 현재 달러 상승 추세에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칠 정도로 심각하게 부진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전략가들은 신흥시장 통화에 대해서도 계속 관심을 기울였다.

네덜란드 라보뱅크는 이날 많은 신흥 통화들이 앞서 보였던 약세폭을 줄였지만, 다시 강세 추세를 재개할 것으로 보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날 달러-루블 환율은 1.9%, 달러-남아프리카 랜드 환율은 1.8%, 달러-터키 리라 환율은 1% 내렸다. 다른 중앙 유럽 통화도 강세를 보였다.

라보뱅크는 그러나 "위험자산으로 자금 유입은 앞으로 몇 달간 달러 강세 전망 탓에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G는 또 국제금융협회(IIF)가 신흥시장으로 비거주자의 포트폴리오 자금 유입 규모 전망치를 낮췄고, 가장 큰 감소 분야를 채권으로 꼽고 있다며 "이는 놀라워해서는 안 될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신흥시장 중앙은행들이 통화 가치 하락을 안정시키려고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장기채권의 듀레이션은 물가 프리미엄에 의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구간이라고 강조했다. MSCI 신흥시장 외환지수는 올해 2.5%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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