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 칼럼> 2.9% 성장도 장담할 수 있나
<이성규 칼럼> 2.9% 성장도 장담할 수 있나
  • 이성규 기자
  • 승인 2018.07.2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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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3%대 성장을 안착시킬 수 있다며 집권 초기만 해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은 자신감이 넘쳐났다.

그 중심에는 소득주도 성장이 있었고, 과감한 규제 타파를 통한 중견·중소기업 주도의 혁신성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러한 기대감에 문재인 정부 초기 코스피지수는 물론이고 코스닥지수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국내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한 탓인지 환율도 연일 떨어졌다. 원화가 강세였다는 얘기다. 증시는 상승하고 환율은 떨어지는 현상은 전형적으로 경제가 좋을 때 나타나는 모습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작년 5월 9일부터 100일이 지난 8월 18일까지 코스피는 2.86%, 코스닥은 0.03% 상승했다. 환율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때 1,050원대까지 떨어졌다. 지금 환율 수준보다 80원가량 낮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희망과 기대는 1년도 채 가지 않았다.

최저임금 1만원으로 상징되는 소득주도 성장은 '을'과 '을'의 대리전 양상으로 바뀌며 사회적 갈등요인으로, ICT와 핀테크로 상징하는 혁신성장의 모델인 인터넷은행은 출범 이후 은산분리와 관련해 행정부와 입법부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대출 실행도 제대로 못 하는 천덕꾸러기가 돼 버렸다. 고용 상황은 말할 것도 없이 재난 수준이다.

국내 증시도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이 지나서 내리막 쪽으로 방향을 튼 지 오래다. 최근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사는 날보다 파는 날이 더 많아졌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연일 급등세다. 어느덧 문재인 정부 초기 환율 레벨인 1,130원대까지 오른 상태다.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보려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 즉 그들이 움직이는 돈의 흐름을 봐야 한다.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만큼 냉정하게 결정되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고, 달러는 들어오기보다 파는 쪽이 많다 보니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오를 수밖에 없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 경제를 장밋빛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어서 더욱 불안하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들려 오는 얘기는 더욱 우리의 숨통을 조여온다. 바로 금리 인상과 무역전쟁 소식이다.

미국이 올해 추가로 금리를 두 번 정도 인상하게 되면 현재 우리나라와 금리 차(현 기준금리 1.50% 유지 가정)는 1%포인트까지 벌어진다. 과연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이 1%포인트 금리 차를 이겨내며 달러를 우리나라에 잡아 둘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무역전쟁은 어떤가.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는 국내외 연구 기관의 보고서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미국과 양국의 우리 무역의존도는 68.8%에 달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가시화되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정부가 0.1% 포인트 떨어뜨린 2.9%는커녕 2.5% 달성도 위태롭다는 분석도 있다. 성장률이 2.5%로 떨어지면 이렇다 할 분석도 필요 없다.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모두 '빛 좋은 개살구'밖에 될 수밖에 없다. 지금도 재난 수준으로 평가받는 고용 상황은 논하는 것조차 의미를 잃어버린다.

더 큰 문제는 미국 금리 인상 이슈나 무역전쟁은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 수장인 김동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솔직함이 마음에 든다.

김 부총리는 지난 18일 경제성장률을 목표했던 것보다 0.1%포인트 떨어뜨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한 직후 지역 소상공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무역분쟁의 최악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2.9% 성장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조건 우리(정부)만 믿고 따르면 다 잘된다는 식에 과거 경제팀 수장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국민도 제대로 된 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 아무리 우리 정부와 기업이 잘해도 글로벌 경제ㆍ금융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면 2.9% 성장도 어렵다는 것 말이다.

경제가 참 어렵다. 정부도 기업도 국민도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국민이 더 소통해야 한다. 물론 기업도 소통에서 한 축이 돼야 한다.

누구를 탓하기보단 정부와 국민, 기업이 함께 우리를 둘러싼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대처해야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무역전쟁의 파고를 우리 경제가 큰 상흔 없이 넘길 수 있다. 그래야 또다시 힘을 내 3% 성장을 이뤄내고 동시에 증시는 오르고 환율은 떨어지는 좋은 경제 상황을 맞이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정책금융부 부장)

s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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