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좁은 레인지에서 정체 장세를 나타내면서 우리나라 수출입 업체들이 지난 8월중 외화예금을 인출해 적극적으로 환전에 나섰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8월말 현재 거주자외화예금 현황'에 따르면 거주자외화예금이 전월말에 비해 9억6천만달러 줄었는데 이는 주로 기업예금이었다.

기업예금은 전월말 대비 10억7천만달러 감소했다. 반면 개인예금은 1억1천만달러 증가했다.

기업예금 감소에 주로 영향을 준 것은 수입업체의 결제 대금이었다. 수출기업 역시 인출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업체는 대부분 정유사를 중심으로 인출에 나섰으며, 수출업체는 대기업 위주로 외화예금을 인출했다.

통화별로 봤을 때 미 달러화 예금이 전월말에 비해 9억2천만달러 감소했고 영국 파운드화,호주달러화,중국위안화 등 기타통화 예금이 2억7천만달러 줄었다. 이 역시 수출입 기업들의 활발한 거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 관계자는 "정유사를 비롯한 수입업체들이 대금결제 때문에 인출하는 한편 주요 수출기업 중에서 한꺼번에 2억달러 이상의 자금 인출에 나선 경우도 있었다"며 "통상 수출대금의 경우 외화예금으로 보유했다가 환율 레벨에 따라 빼서 거래하는데 이번 경우도 이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업체들이 외화예금 인출에 나선 배경에는 달러-원 환율이 좁은 레인지 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한 몫했다.





<월중 달러-원 변동폭 추이>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1) 월별 현황을 보면 달러화는 8월중 저점이 1,124.00원, 고점이 1,138.10원으로 변동폭은 14.10원에 그쳤다. 월중 변동폭은 올들어 차츰 좁아졌다. 9월들어서는 월중 변동폭이 더욱 좁아진 상태다.

한 시중은행 코퍼레이트 딜러는 "업체들로서는 좁은 레인지 장세에서 방향성이 안보이니까 섣불리 헤지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헤지 비율을 줄이거나 물량을 모았다가 방향성이 어느 정도 보일 때 한꺼번에 헤지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일부 기업은 선물환 헤지 없이 현물환으로 바로 바로 환전을 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레인지 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정유사들은 달러화가 레인지 하단에 머무를 때 결제를 미리 당겨서 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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