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에도 기업들의 긍정적인 실적에 따른 낙관론이 힘을 얻으면서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 고조에다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상승했다.

달러화는 무역 분쟁 우려가 고조되며 상승했고, 뉴욕 유가는 무역 분쟁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로 하락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에 대해 5~25% 관세 부과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추가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위협한 데 대한 대응이다.

상무부는 다만 관세 부과 일자 등은 미국 측의 행동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향후 협상에 대한 여지는 열어뒀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위안화 약세를 제어하는 규제안을 내놨다.

PBoC는 위안화 선물환을 거래할 경우 20%의 증거금을 예치하도록 했다. 위안화 약세를 노리고 선물환을 매도하는 데 드는 비용을 높이는 조치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 약세를 허용하며 무역전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이날 경제지표는 혼재했다.

미 노동부는 7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5만7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19만 명에 못 미친 규모다.

7월 수치가 부진했지만, 지난 6월과 5월 신규고용 수치가 총 5만9천 명 상향 조정되는 등 고용시장의 탄탄함이 다시 확인됐다.

7월 실업률은 전월 4.0%에서 3.9%로 다시 하락했다. 시간당 임금 증가율은 전월 대비 0.26%로 시장 예상 0.2%보다 소폭 높았고, 전년 대비로는 2.7%를 기록했다.

상무부는 6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7.3% 늘어난 463억5천만 달러(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역적자는 넉 달 만에 증가했고, 증가 폭은 2016년 11월 이후로 가장 컸다.

공급관리협회(ISM)는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5.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비스업 PMI는 지난 6월 59.1을 기록하는 등 두 달 연속 상승했던 데서 반락했다. WSJ 집계치 58.5에도 못 미쳤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이 발표한 7월 미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계절조정치)도 전월 56.5에서 56.0으로 낮아졌다.

앞서 나온 예비치와 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56.2보다 낮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6.42포인트(0.54%) 상승한 25,462.5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13포인트(0.46%) 오른 2,840.3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33포인트(0.12%) 상승한 7,812.01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05% 올랐다. S&P500 지수는 0.76%, 나스닥은 0.96%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추이와 주요 기업의 실적, 시가총액 1조 달러 신기원을 연 애플 주가 등을 주시했다.

미국과 중국이 압박을 주고받는 등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는 한층 고조됐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몇몇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을 과소평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그는 강하게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중국 경제가 쇠퇴하기 시작했다면서 외국 투자자금 유출로 위안화도 약세라고 직접적인 비판을 내놨다.

커들로 위원장은 또 "최근에는 (중국과)어떠한 대화도 없어 중국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양측이 팽팽히 맞섰지만, 협상을 앞둔 힘겨루기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면서 시장의 반응은 제한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무역전쟁보다 탄탄한 기업 실적에 더 주목했다.

특히 전일 미국 기업 역사상 최초로 시총 1조 달러를 달성한 애플 주가가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탄탄한 흐름을 보인 점이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종목별로는 또 다른 주요 기업인 IBM 주가가 3.3%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도 0.3%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이 1.28% 올랐고, 필수 소비재도 1.17% 상승했다. 기술주는 0.34% 올랐다. 반면 에너지만 0.47%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에 대한 피로가 누적된 만큼 기업 실적에 시장이 더 주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키나한 수석 시장 전략가는 "주식 거래의 밑바탕은 (무역관련 소식이 아닌)기업 실적"이라며 "그리고 기업의 실적인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증거를 얻기 전까지는 다른 것들은 해프닝일 뿐이란 견해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3.6%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43% 하락한 11.6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4bp 내린 2.952%를 기록했다.

이번 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9bp 내렸다. 2주 연속 상승한 뒤 3주 만에 주간 기준으로 하락했다. 다만 지난 1일에 3%를 웃돌면서 5월 2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8bp 떨어진 2.645%를 보였다. 이번 주 3.2bp 하락해 5월25일로 끝난 주 이후 주간으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8bp 하락한 3.093%를 나타냈다. 이번 주 0.5bp 올라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32.3bp에서 이날 30.7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미 국채 값은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상승했다.

특히 시간당 임금이 1년 전보다 2.7% 상승한 점에 주목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지난 12월 1조5천억 달러 규모의 감세 영향으로 올해 임금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빠른 임금 상승이 소비를 늘리고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상승은 고정 수익인 채권에는 약세 요인이다.

노무라증권의 조지 곤칼브스 채권 전략 대표는 "더 느린 속도의 고용시장 성장이 다소 실망스러웠다"며 "타이트한 고용시장에서 더딘 임금 상승에 우려가 커졌으며 시간당 임금은 올랐지만, 예상보다 많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UBS자산운용의 에반 브라운 이사는 "임금은 올랐지만, 갑작스러운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시장 우려를 키울 만한 임금 상승을 보지 못했다"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웠다"고 말했다.

이날 국채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것은 더 뜨거운 고용시장을 예상하고 약세에 베팅한 투자자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 결과가 예상보다 높지 않자 약세 베팅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칼라모스 인베스트의 매트 프레운드 채권 전략 대표는 "시장이 예상 범위 내의 수치보다 더 강력한 결과가 나올 것을 우려했다"며 "고용보고서에 앞서 베팅한 투자자들의 포지션의 문제로 시장 반응이 더 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을 바꾸지는 않으리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연방기금선물은 올해 연준이 적어도 2번 이상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69% 반영했다. 이는 일주일 전 71%에서는 다소 줄었다.

MUFG증권의 토마스 로 이사는 "무역 관련 소식에 더 걱정하고 있다"며 "무역 우려는 불행히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22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11.62엔보다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570달러에 움직여 전일의 1.1589달러보다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69엔을 기록, 전장의 129.35엔보다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005% 오른 95.169를 기록했다. 나흘 연속 올라 이번 주 지수는 0.5% 상승했다.

이날 시장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을 밑돈 뒤 이날 고용보고서에 집중했다.

BMO캐피탈의 그레그 앤더슨 글로벌 외환 전략 대표는 "평균 시간당 임금이 골디락스 수준을 보였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화에 필요한 상승률 3%를 넘지 않았고, 시장이 우려할 만한 2.5% 아래로 떨어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인 인피녹스의 자콥 데피 대표는 "충분히 긍정적인 숫자가 많았다"며 "다만 시장의 심리를 빠르게 바꿀 부분도, 시장을 움직일 부분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지표보다 무역긴장 영향이 커지면서 달러는 장초반 하락세를 딛고 상승했다.

인터마켓의 애슐래프 라이디 전략가는 "인민은행의 선물환 증거금 부과 결정은 무역 분쟁에 따른 최근 큰 변동을 안정시키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2분기에 5% 이상 오른 뒤 최근 랠리 동력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앤더슨 대표는 "미국 달러는 더는 오르지 않고 있다"며 "시장이 달러 매수 포지션을 더 늘리면서 하락 위험 부담 역시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터키 리라는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소폭 약세를 보였다.

이날 터키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5.8%로, 전월의 15.4%에서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 컨센서스인 17.1%보다는 낮았다.

전일 달러-리라는 5.0826리라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5리라를 웃돌았다. 이번주 리라는 달러 대비 4.7% 하락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7달러(0.7%) 하락한 68.4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0.3% 내렸다.

시장 참가자들은 더 격화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충돌을 주시했다. 중동지역 긴장과 주요 산유국의 증산 규모 등 수급 이슈도 지속해서 관심을 끌었다.

중국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산 제품 5천207개 품목의 600억 달러어치에 대해 관세를 25%, 20%, 10%, 5%로 차별화해 부과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관세 부과 대상에 액화천연가스도 포함되면서 중국의 미국산 에너지 수입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중국 국영석유회사 시노펙의 트레이딩 부분 자회사인 유니펙이 미국산 원유 수입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점도 유가의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유니펙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확대를 이유로 미국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산유국의 증산도 유가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러시아는 전일 7월 산유량이 6월보다 하루 평균 15만 배럴 늘어 1천121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7월 산유량도 하루평균 1천100만 배럴 수준으로 늘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러시아와 사우디 등은 이란 수출 감소에 대응해 산유량을 늘리고 있지만, 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제재는 아직 시행 전인 만큼 일종의 원유 공급량 조절의 불일치 현상도 나타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ING의 워렌 페터슨 상품 전략가는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은 콘탱고 상태로 되돌아 왔다"며 "공급이 충분해졌다는 것으로 OPEC의 현시점에서의 증산은 미스매치"라고 말했다.

반면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상존하는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는 전주보다 2개 줄어든 859개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미국 원유 생산량 증가 속도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과 미국의 무역 충돌 상황이 지속해서 유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봤다.

페터슨 전략가는 "중국 개별 정유사의 수요가 이미 줄어들고 있으며, 무역전쟁 긴장이 고조되는 점도 원유시장 심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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