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겸 대표가 느닷없이 회사의 비상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한 배경에 대해 공매도 세력의 공격과 단기 실적 압박이 부담스러웠다고 7일(현지시각) 밝혔다.

머스크 대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주당 420달러로 주식을 사들여 회사를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깜짝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국 음악잡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상장 회사로 있는 것은 사실 우리에게 덜 효율적"이라며 간접적으로 비상장 의사를 드러낸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폭탄 발언으로 주가가 출렁이자 머스크는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이 같은 발언이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머스크 대표는 "우선, 최종 결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이처럼 고려하는 것은 모두 테슬라를 운영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가 공매도 세력으로부터 무자비한 비판을 받았고 주가가 "마구잡이로 출렁거리는" 대상이 됐다며 이는 테슬라의 임직원에게 주요한 걸림돌이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테슬라는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은 미국 상장사 중 하나다.

머스크 대표는 또 상장사로 있는 동안 매 분기 실적을 발표해야 했다며 "분기로 보면 옳을지도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은 결정이 내려지도록 엄청난 압박이 가해졌다"고 토로했다.

벤처캐피털 루프 벤처의 진 문스터 대표는 미국 CNBC에 "테슬라는 전 세계적으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더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그런 거대한 계획이 있는 기업에는 투자자들의 분기별 평가가 발목을 잡는 요소일 수 있다"고 말했다.

CNBC는 테슬라가 비상장으로 전환하면 경쟁업체로부터 회사 기밀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재 분기마다 재무상태와 실적 현황, 사업 위험 등을 공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밀을 지키는 게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머스크 대표의 바람대로 테슬라가 수월하게 비상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머스크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투자자들의 조력은 확정됐다"며 "비상장 전환이 불확실한 유일한 이유는 결과가 주주 투표에 달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재원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선 설명이 부족하다.

현재 머스크 대표는 테슬라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그가 테슬라의 주식을 주당 420달러에 사들여 비상장으로 전환하려면 총 5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더 끌어들여야 하며 현재 부채도 100억달러가량 남아 있다.

CNBC는 월가의 몇몇 은행들과 접촉한 결과 테슬라에 투자하기로 한 곳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머스크 대표가 어디서 자금을 끌어올지 추측이 난무할 것이라고 전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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