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에 흥미를 잃고 있지만, 미국 증시로는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7일 보도했다.

어디든 자금을 운용할 수밖에 없는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가장 안전하다고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일 닛케이 지수는 전일 대비 155.42포인트(0.69%) 상승했다. 하지만 도쿄증권거래소 1부의 매매대금은 약 2조1천500억 엔에 그쳤다.

한 일본 대형 증권사 영업 담당자는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잃었다"며 "일본 주식 투자 비중을 낮추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신문은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을 팔아 미국 증시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고 추정했다.

운용사 레오스캐피털웍스의 '히후미펀드'의 경우 작년 1월 해외 주식 비중이 제로였지만 올해 6월 말 기준 10%로 증가했다. 펀드는 아마존닷컴과 마이크로소프트에 투자한다.

니혼게이자이는 본래 미국 이외 투자가 중심인 투자자들의 자금도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닝스타다이렉트의 자료에 따르면 '주로 북미를 제외한 세계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의 북미 투자 비중이 6월 8%로 확대됐다.

신문은 작년 말 수준에 머무는 일본 주식이나 유럽 주식으로는 운용이 여의치 않자 투자자금의 미국 집중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문은 이와 같은 현상에 위험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픽테투신투자고문은 "(미국 주가) 지수가 상승하고 있는데 이를 견인하고 있는 종목이 줄고 있는 것은 걱정"이라고 말했다.

나스닥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52주 최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6일 기준 애플과 철도회사 CSX, 유전자 검사 회사인 일루미나 등 86종목에 불과했다. 6월 200개를 넘었으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문은 차트 형태에서도 경계 신호가 깜빡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과 페이팔 등 15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인터넷 커머스 지수는 지난달 25일 현재 2009년 말 대비 약 8배로 상승했다.

신문은 IT 버블이 최고조였던 1990년대 후반에 IT 관련 지수가 약 8배 급상승한 후 급락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주식이 이대로 독보적 강세를 지속한다면 일본 주식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에 자금이 되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다만 위즈파트너스는 "미국 주식이 무너질 경우 일본 증시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미국 증시 붕괴 리스크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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