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열악한 근로 환경으로 악명이 높았던 게임업계가 대형사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회사들은 직원 복지, 특히 '워킹맘'을 위한 육아지원 제도에 힘을 쓰고 있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사내 어린이집 '웃는 땅콩'에서 약 200여명의 임직원 자녀를 돌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2008년부터 어린이집을 운영하기 시작했으나 2013년 판교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약 500평에 이르는 어린이집을 새로 지었다.

엔씨소프트의 어린이집은 1세부터 등원 가능하며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다닐 수 있다. 어린이집 교사를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교육 서비스와 외국어 학습 부분에서 국제 인증을 받기도 했다.

넥슨은 지난 2016년 판교사옥에 '도토리소풍'이라는 어린이집을 세웠다. 어린이집 관리는 사내 전담 부서인 '도토리소풍팀'에서 하며 교육은 외부에 위탁한다.

연령별로 전담 교사도 따로 두고 있다. 어린이집에서는 교사 1명당 나잇대별로 3~20명 정도를 관리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임직원이 임신이나 출산했을 때 '슈퍼맘서포트 패키지'라는 걸 제공한다.

한 대형게임사 여직원은 "앞으로 결혼, 육아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커리어도 계속 유지하려다 보니 육아 관련 복지가 좋은 회사를 찾게 돼 이직을 결심했다"면서 "어머니인 직원이 사내 카페에서 아이와 아침을 먹고 어린이집에 보낸 뒤 10시쯤 사무실로 올라오는 일도 다반사다"고 전했다.

이처럼 대형게임사 중심으로 여직원 복지가 개선되는 이유는 디자이너, 관리직을 비롯해 개발 분야에서까지 여성 직원수 자체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지목된다.

예컨대 엔씨소프트의 경우 2015년 기준 700여명 정도가 여성이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1천43명으로 50% 가까이 늘었다. 전체 직원 대비로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 개발사들은 52시간 제한 대상도 아니고 인원 자체가 적어 어린이집 같은 보육 시설은 꿈꾸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 중소형 게임사 관계자는 "소규모 게임사들은 기껏 '육아휴직' 정도만 기대할 수 있다"며 "대부분 중소형사는 52시간 근무제 대상도 아니고 법적 의무를 지고 직원 복지를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적어 크게 기대할 게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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