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로 꼽히는 'IFA 2018'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공지능과 유럽시장 공략이라는 두 가지 화두를 던졌다.

인공지능과 유럽 공략을 양대 축으로 삼성전자는 '빅스비'라는 독자적인 플랫폼 구축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선언했고 LG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한 협력전략을 천명했다.

올해 행사에서 처음 공개된 인공지능을 탑재한 압도적 화질의 8K TV는 앞으로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쟁하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떠올랐다.

◇ 삼성전자·LG전자…같은 듯 다른 인공지능





지난 5일(현지시간) 폐막한 올해 IFA는 개막 전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어떤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일지 관심이 집중됐다.

이들의 프레젠테이션 주제는 인공지능을 통한 스마트홈에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포문을 연 건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었다. 김 사장은 IFA 개막에 앞서 하반기 주요 신제품과 서비스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선보였다.

프레젠테이션은 삼성전자의 행사 최대규모 단독전시장인 시티 큐브 베를린(City Cube Berlin)에서 전 세계 미디어·거래선 등 약 1천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김현석 사장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과 5G 기술이 만드는 초연결 시대에는 사람들의 일상이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변화될 것"이라며 "이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인공지능을 위해 어시스턴트 '빅스비(Bixby)', 오픈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중심으로 다양한 파트너사·개발자들과 에코시스템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프레젠테이션에서 인공지능 스마트 홈 시스템을 소개하며 AI 기반으로 작동하는 8K TV를 선보이고 이를 직접 구현했다.

LG전자는 올해 IFA에서 최고 경영자로는 처음으로 조성진 대표이사 부회장이 개막 기조연설을 하는 영광을 안았다.

개막 기조연설에 나선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박일평 사장(CTO)은 인공지능(AI) 세상으로 꾸려진 미래상을 선보였다.

이들은 LG전자의 인공지능인 'LG 씽큐'의 3가지 강점인 맞춤형 진화(Evolve), 폭넓은 접점(Connect), 개방(Open) 등의 측면에서 LG전자가 만들고자 하는 인공지능의 모습을 그렸다.

키노트에서 LG전자는 에어컨이 환경에 맞게 자동으로 작동하고 사람이 집에 있고 없을 때 적절하게 구현되는 새로운 스마트 세상이 그려냈다. 로봇이 집안을 청소하고 모든 집안 기기들이 스마트하게 동작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 유럽공략…스마트 빌트인으로 승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기존 강자들이 탄탄하게 지키고 있는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밀레(Miele)와 가게나우(Gaggenau)로 대표되는 유럽 빌트인 시장에 한국 가전 기업이 본격적인 도전을 선언한 첫해인 셈이다.

IFA에 참석한 삼성전자와 LG전자 관계자들은 모두 유럽의 벽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유럽시장에 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프리미엄에 스마트홈을 더욱 완벽하게 구사하는 전략으로 맞설 계획이다.

LG전자는 올해 IFA를 계기로 독자브랜드의 초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SIGNATURE KITCHEN SUITE)'를 선보였다.

유럽 빌트인 시장은 약 180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LG는 미국과 한국에 이어 유럽 쪽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에서 현지 업체들과 다양한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전략을 세웠다.

유럽 빌트인 시장에 먼저 진출한 삼성전자 역시 현지 명품 가구업체와 협력해 프리미엄 라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두 공통으로 스마트홈을 기반으로 한 명품 전략을 내세워 기존 유럽 가전업체들의 벽을 허물 수 있다 자신하고 있다.

◇ QLED냐 올레드(OLED)냐…압도적 화질 8K TV 논쟁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행사 시작 전부터 4K보다 진화한 8K TV를 경쟁적으로 내세우며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삼성전자는 행사 개막 전 김현석 사장의 프레젠테이션에서 8K TV를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등장시켰다.

행사장 내내 8K TV를 전면 배치한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화질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8K(7,680X4,320)는 풀 HD(1,920×1,080) 대비 16배, 4K(3,840×2,160)대비 4배 더 많은 화소를 적용해 대화면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초고해상도 TV다.

LG전자는 행사 초반 8K 올레드TV를 공개하지 못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비즈니스 미팅이 진행된 탓이었지만 행사 이틀째 공개된 88인치 올레드 TV는 동영상이 아닌 사진을 표출하는 화면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베를린에 있는 유럽 최대 가전매장에서 이미 삼성 8K TV는 75인치 Q900 제품을 예약 판매하고 있었다. 예약판매 가격은 6천999유로로 한화로 905만원 가량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이번 달 말에 유럽시장에 출시하고 내달 말에는 국내에도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 올레드 8K TV는 아직 출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잠정적으로 내년 초에 출시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은 불확실하다.

아울러 올레드 TV의 약점으로 꼽히는 이른바 '번-인(Burn-in)' 현상도 유럽에서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대형 매장에서 자사의 QLED TV에 'Burn-in free' 마크를 달고 판매하고 있었다.

번-인 현상은 화면을 오래 켜두었을 때 미세하게 잔상이 남는 것을 말하며 올레드 TV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 화면의 질을 논할 때 번-인 현상은 여전히 빠지지 않는 주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올레드에서 QLED로 돌아선 데는 이와 같은 문제점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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